윤희숙,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비판 5분 자유발언 화제
박범계 "임차인 호소처럼 이미지 가공"
장제원 "메신저 때리기…논리 부족할 때 쓰는 것"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문제를 지적한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이른바 '5분 연설'을 두고 여야 설전이 불거졌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 의원을 두고 '살림 없는 임차인의 호소처럼 이미지를 가공했다'는 취지로 비판한 가운데, 이를 두고 야권에서 재차 반발하면서 논란이 격화하고 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 당시 "저는 임차인이다"라며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이제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 그게 제 고민"이라고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해당 법안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세입자가 기존 2년 계약이 끝나면 추가로 2년 계약을 한 번 연장할 수 있는 2+2년' 보장, 임대료 상승폭을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상한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는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은 절대 찬성한다"면서도 "그러면 정부가 부담을 해야 한다. 임대인에게 집을 세놓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시장은 붕괴하게 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윤 의원 연설은 유튜브·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일부 누리꾼들의 호평을 받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해당 연설을 공유하면서 "이제야 제대로 한다"며 "비판이 합리적이고, 국민 상당수가 가진 심정을 정서적으로 대변했다"고 평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윤 의원이 소위 '오리지날' 임차인이 아니면서 임차인의 고통을 호소하는 것처럼 이미지를 가공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의원이) 임차인을 강조했는데, 국회 연설 직전까지 2주택 소유자이고 현재도 1주택 소유하면서 임대인"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의 연설에 대해서도 "의사당에서 조리 있게 말을 하는 건, 눈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 아닌 것은 그쪽에서 귀한 사례니 평가(한다)"며 "그러나 마치 없는 살림, 평생 임차인의 호소처럼 이미지 가공하는 건 좀"이라고 했다. 다만 박 의원은 글을 올린 후 5시간여 뒤 '눈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 부분은 삭제했다.
이에 대해 야당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황규한 통합당 부대변인은 전날 구두 논평에서 "여아가 상호 비판하는 것을 누가 뭐라 하겠나"라면서도 "말씀하신 '이상한 억양'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치 특정 지역을 폄하하는 듯 들린다. 아니면 특정인을 폄하하는 것인가"라며 "어느 경우에도 부적절하다. 금도를 넘었다"고 사과를 촉구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박범계 선배답지 않은 논평을 하신다"며 "정치권에서 논리가 부족할 때 가장 쉽게 쓰는 기술이 '메신저를 때려서 메신저에 물타기'인데, 그런 기술을 박 선배가 쓰는 건 좀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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