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간 처음으로 '전략대화' 진행
"지역·국제 문제에서 전략적 협조"
북미협상 결렬 대비한 후방 다지기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무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과 러시아가 처음으로 양국 간 '전략대화'를 진행하고 지역 및 국제 문제에 관해 전략적 협조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21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외무성 대표단 단장으로 러시아를 방문하고 있는 외무성 제1부상 최선희 동지가 2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연방 외무상을 만나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담화에서는 두 나라 최고영도자들의 관심 속에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조로(북·러)관계를 전략적 견지에서 전면적으로 발전시켜나갈 데 대한 문제가 논의되었다"고 전했다.
최 제1부상은 같은 날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티토프 외무부 제1차관과도 만났다. 북한과 러시아가 국제 및 양자 현안들을 두루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개최한 양국 전략대화 차원의 회담이었다.
통신은 "쌍방은 전략대화에서 역사적인 조로수뇌상봉에서 이룩된 합의를 철저히 이행하여 두 나라 사이의 친선협조관계를 더욱 강화 발전시킬 데 대한 문제들을 토의하고 호상 관심사로 되는 지역 및 국제문제들에 대하여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전략적 협조를 강화하기로 하였다"고 전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전날 기자들에게 최 제1부상의 방러 목적을 설명하면서 "일련의 국제문제와 지역 문제, 양자 관계 등을 논의하고 전략적 견지에서 국제관계와 지역 현안을 살피고 조율하는 제1차 러북 전략대화를 위해 티토프 제1차관의 초청으로 (최 부상이) 모스크바에 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북한이 북·러관계에서 '전략대화'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북·중 간에는 북한 외무성-중국 외교부 차원, 그릐고 당 차원의 교류를 하면서 전략대화라는 용어를 쓴 적이 있지만 러시아와 '전략대화'라는 용어를 쓴 것은 처음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제1부상은 앞으로 모스크바에 며칠 더 머물며 러시아 측과 추가 회담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측근이자 협상 실세인 최 제1부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처음으로 전략대화를 개최한 것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이 우방인 러시아와의 밀착 행보를 과시하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완전히 결렬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우군 확보를 위한 배후 다지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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