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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드는 애국마케팅…불매운동 본질 흐린단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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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디자인 한정상품 등
광복절 맞아 소비자 유혹
반일감정 부추긴다는 지적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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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 이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거센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애국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에 대해 자발적으로 대응한 시민운동을 기업들이 상술에 활용하면서 오히려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재 기업들로부터 출발한 '애국 마케팅'은 최근 금융, 자동차 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태극 문양, 건곤감리 등 태극기와 관련된 디자인을 입힌 신상품이나 한정상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광복절을 즈음한 할인 혜택을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문구 제조 회사인 모나미는 광복절을 기념해 태극무늬 등으로 디자인한 볼펜 제품인 'FX 153 광복절 기념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 5일 출시 하루 만에 1차 예약 물량 5000세트가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 자동차 회사 푸조의 공식 수입회사인 한불모터스는 이달 일부 모델 구매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최대 550만원을 할인해주는 '815 특별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한불모터스는 "푸조는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의 군수물자 요구에 저항하며 스스로 공장을 폭파하고 프랑스 독립군을 후원했던 역사가 있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74주년 광복절을 기념해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인 '우리 특판 정기예금'(3000억원 한도)을 판매한다. 최고 연 1.7%(세전)의 금리를 챙길 수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 캔맥주 12개로 구성된 '카스 태극기 패키지'를 판매한다. 태극기의 '건곤감리'가 프린트돼 있다.


마케팅업계에서는 이 같은 애국 마케팅이 단기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쟁에만 치우쳐 무리한 마케팅을 진행할 경우 오히려 불매운동의 본질을 훼손해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직장인 강은희(29)씨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애국심을 동원한 전략이 효과가 있는 지 모르겠지만 광복절까지 마케팅에 동원해야 할까"라며 "애국심을 이용해 장사를 한다는 생각에 반감이 든다"고 말했다.

제74주년 광복절을 앞둔 12일 서울도서관 외벽 꿈새김판이 광복 당시 풀려난 독립운동가와 시민들이 만세를 외치는 사진과 함께 '우리는 이겨냈고, 또 이겨낼 것입니다'라는 문구로 꾸며져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제74주년 광복절을 앞둔 12일 서울도서관 외벽 꿈새김판이 광복 당시 풀려난 독립운동가와 시민들이 만세를 외치는 사진과 함께 '우리는 이겨냈고, 또 이겨낼 것입니다'라는 문구로 꾸며져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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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애국마케팅이 과도해지는 건 불편하다는 시각이다. 한 치킨 프렌차이즈는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예정돼 있던 일본 항공권이나 호텔을 취소한 고객들 중 추첨을 통해 치킨 교환 상품권, 호텔 상품권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 대목에선 반일 감정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부 기업에선 일본 여행을 취소하면 보상을 해주는 형태의 애국 마케팅을 선보인다"며 "불매 운동의 순수한 의도가 마케팅적으로 이용되고 변질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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