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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목선' 23사단 병사 투신…軍 "조사대상 아냐" 선긋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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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휴가 복귀 전날 극단적 선택…軍 "원인 조사 중"

목선 입항 당일 근무 안해…"조사 대상 아냐" 선긋기

육군 '인분 사건'에 이어 또 사고…군 안팎 비판일듯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오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안설명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오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안설명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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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의 경계 책임부대 중 한 곳인 육군 23사단 소속 A일병(21)이 한강 원효대교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9일 "육군 23사단에 복무하는 A일병이 8일 오후 8시58분경 원효대교에서 투신해 후송치료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A일병은 지난 1일 정기휴가(8박9일)를 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경계 소초의 상황병이었던 A일병은 지난달 15일 오전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입항했던 날 오후 근무조에 편성돼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를 섰다.


해안경계 소초는 주·야간에 수제선(해안과 바다가 만나는 선)으로 접근하는 사람이나 선박을 경계·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상황병은 소초 상황실에서 모든 특이 사항을 기록하고 전파하는 임무를 맡는다.

A일병은 북한 목선이 삼척항 부두에 접안할 당시인 오전에는 비번이어서 근무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A일병은 경계병이 아니라 상황병"이라며 "북한 목선 상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5일 삼척항으로 입항한 북한 목선. 길이 10m, 폭 2.5m, 높이 1m 크기로 1.8t 엔진 28마력, 최고 속력은 6~7노트의 소형 목선. (사진=국방부)

지난달 15일 삼척항으로 입항한 북한 목선. 길이 10m, 폭 2.5m, 높이 1m 크기로 1.8t 엔진 28마력, 최고 속력은 6~7노트의 소형 목선. (사진=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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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일병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이후 일각에선 북한 목선 사건으로 인한 합동조사단의 조사 때문에 A일병이 심리적인 고통을 겪었다는 이야기도 돌았지만 군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육군은 "사망자가 북한 소형 목선 상황과 관련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투신했다는 내용이 SNS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데 이는 확인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군에 따르면 합동조사단이 해당 소초 현장을 확인했던 지난달 24일 A일병은 휴가 중이었다. 군 관계자는 "A일병은 조사대상도 아니었으며 조사받은 바도 없다"고 강조했다.


A일병은 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진행되던 중인 지난달 22~28일 총 7일간 연가 및 위로휴가를 나갔고, 복귀 후 주말을 부대에서 보낸 뒤 곧바로 8박9일 정기휴가를 나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A일병은 정기휴가 복귀(9일) 하루 전날 투신했다.


군 관계자는 민감한 시기에 일병이 장기간의 휴가를 붙여서 나간 것이 이례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며 "본인에게 주어지는 위로휴가나 정기휴가에 맞게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현재 정확한 사고 경위와 사망원인을 조사 중이다. 군은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으로 인한 심리적인 압박 외에도 군 내 가혹행위나 개인적인 이유 등을 두루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소형 목선이 삼척항 내항까지 진입해 선원들이 배를 정박시키고, 해경에 의해 예인되는 과정이 담긴 폐쇄회로(CC)TV가 19일 확인됐다. 사진은 해경에 의해 예인되는 북한 목선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소형 목선이 삼척항 내항까지 진입해 선원들이 배를 정박시키고, 해경에 의해 예인되는 과정이 담긴 폐쇄회로(CC)TV가 19일 확인됐다. 사진은 해경에 의해 예인되는 북한 목선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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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A일병이 북한 목선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북한 목선 사건 등 현 군 분위기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거란 지적도 나온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병사가 여러가지 주변의 무거운 질책과 따가운 시선, 스스로의 책임감을 견디지 못하고 휴가를 나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며 "자신들이 저지른 국민적 논란을 어린 병사에게 내몬 국방부 장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합참의장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A일병이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강조하지만 구조적인 조사 과정에서 심적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지적에 "그렇게 비춰졌으면 죄송하다"며 "어떤 일이 있었든 간에 군에 온 병사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기 병사에게 대소변을 입에 넣게 강요한 이른바 '인분 사건'에 이어 군에 또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서 군 안팎의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화천 소재 육군 모사단 소속 A일병 등 3명은 지난 4월 함께 외박을 나간 동기 병사의 얼굴에 대소변을 바르거나 폭언을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에 서욱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3일 '지휘서신 1호'를 통해 "지휘관들은 7월 중으로 부대를 면밀히 진단하기 바란다"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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