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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정, 혼자만 지키지 않겠다"…유럽에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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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이란이 2015년 맺은 이란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혼자 지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유럽 국가들에 사실상 '최후 통첩'을 날렸다. 27일(현지시간) 핵협정 사항 중 하나인 저농축 우라늄 저장 한도를 이란이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영국ㆍ프랑스ㆍ독일 등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에 맞서 대응하지 않으면 협정 이행 수준을 더 낮추겠다고 경고했다.


26일 주요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핵협정에 따라 그동안 준수해온 저농축(3.67%) 우라늄 저장 한도(300㎏)를 이날부터 넘길 전망이다. 지난 17일 이란 원자력청은 핵협정에서 정한 핵 프로그램 감축ㆍ동결 의무를 일부 지키지 않겠다면서 저농축 우라늄 농축 속도를 4배 높였다고 밝혔다. 이란은 5% 농도의 농축 우라늄은 경수로 연료로, 20% 농도의 농축 우라늄은 테헤란 연구용 원자로에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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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농축 우라늄 매장량 등이 규정을 넘어섰다고 해서 이란이 즉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핵무기 제조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원심분리기를 개조할 경우 연료 제조 시간은 1년 이상에서 3개월까지도 짧아질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결국 이란이 핵협정을 위반할수록 핵무기 제조에 대응할 시간이 짧아지는 것이다.


이란은 미국의 압박이 거듭될수록 핵협정 파기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럽이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란, 유럽 국가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핵협정 이행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15개 안보리 이사국들에 "미국의 핵협정 탈퇴와 제재 재개는 핵협정이 사실상 실효를 거두지 못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에 의한 경제 전쟁과 압박 극대화 정책으로 큰 대가를 치렀다"면서 "이란은 더 이상 혼자 핵협정을 지키기 위해 모든 짐을 떠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다음 달 7일까지 유럽 국가들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핵협정 이행 수준을 지금보다 낮추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날은 미국 외에 영국을 비롯한 협정 당사국들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이란의 원유 수출 및 금융 결제를 하도록 돕는 방안의 협상 시한이다.

유럽 국가들은 핵협정 파기를 막기 위해 이란과 미국을 설득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호아오 발레 데 알메이다 유엔 주재 유럽연합(EU) 대사는 "이란 핵협정보다 믿을 만하고 평화적인 대안은 없다"면서 이란의 준수를 촉구했다. 프랑수아 델라트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도 핵협정의 끝은 "위험한 단계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이 같은 대응에 미국은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조너선 코언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대행은 이란 측의 입장 발표 후 "(이란의 이러한 행동이) 크게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비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란핵협정의 붕괴는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핵협정이 파기되면 중동 각국의 핵 개발 도미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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