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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국회에도 강경 비판, '체통령'은 어떤 자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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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1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 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1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 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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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엘리트 체육계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국회 등이 추진하는 쇄신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폭력과 성폭력 등 각종 비위의 책임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 회장은 11일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무책임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현안을 책임지고 해결하는 게 내 의무"라고 맞섰다.


그의 강경한 입장에 '체육 대통령' 불리는 대한체육회장의 지위와 권한이 어느 정도인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대한체육회장은 우선 금전적 지위와는 동떨어진 무보수 명예직이다. 비상근으로 급여를 받지 않는 대신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사용내역을 정산해 공개하지만 금액이 크지 않다.

체육회 예산집행과 사업평가정보 보고에 따르면 2013~2015년 체육회장이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약 492만원이었다. 이 회장이 취임한 2016년 이후로는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임원 전용 차량은 회장 대신 사무총장에게만 제공된다. 대신 지난해 10월 기준 74개 국내 경기단체(정가맹 61개·준가맹 8개·인정단체 5개)를 회원으로 거느리며 정부 예산을 받아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을 관장하는 사업을 승인한다. 지난해 정부가 체육회에 지원한 예산만 290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인하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위원장직도 대한체육회장이 담당한다. 올림픽에 참가하려는 나라는 NOC를 반드시 조직해야 하고, 이를 통하지 않고는 참가신청을 할 수 없다. NOC는 IOC의 올림픽 헌장에 따라 '정치, 경제, 종교적 압력을 받지 않는 독립 단체'로 규정된다. 이러한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는 2007년 '공공기관 변경 지정·고시안'을 통해 대한체육회를 '준정부기관'에서 '기타공공기관'으로 변경했다.


국내외에서 대한체육회장의 위상과 역할은 크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우리 체육계를 대표하며 IOC 관련 회의에 초청 받는다. 전국체육대회와 소년체육대회 등 아마 스포츠 대회 주최도 총괄하면서 대통령과 문체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체육행사를 근거리에서 참관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1월 IOC 주재로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4자 회의에 도종환 문체부 장관,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과 우리 측을 대표해 참석했다. 오는 15일에도 도 장관과 IOC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단일팀과 2032년 남북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 방안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사실상 차관급 이상에 준하는 역할이다.

이 가운데 이 회장은 학교 운동부의 합숙훈련과 소년체전 폐지, 대한체육회와 KOC 분리 등 문체부가 제시한 엘리트 체육 혁신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 정책안은 함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2032년 남북한 올림픽 공동 유치에 도전하는 마당에 KOC를 분리하자는 얘기는 앞뒤가 안 맞는다. 애들 장난이 아니다. 무지에서 나온 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2004년과 2007년에도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가 벌어졌지만 당시에 책임이 있던 국회와 학계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했느냐"며 "이제 와서 아무 책임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그들이 더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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