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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메카' 제일병원 문닫나…병원측 "회생절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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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료진 이탈 가속화 …주변 약국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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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제일병원에서 시험관 시술해서 현재 임신 9개월인데 타병원으로 이관하라고 합니다. 동결해놓은 배아도 있는데 너무 불안하네요."(인터넷 맘카페 회원)

55년 역사를 가진 국내 첫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제일병원이 휴원에 돌입하면서 연쇄 파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병원사정으로 검사가 중단되면서 환자 발길이 뚝 끊긴 데다 주변의 약국들도 직격탄을 맞아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31일 제일병원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1월 중 병원노조, 의사회, 경영진 등 구성원 대표가 모여 앞으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면서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한 매각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법원에 회생을 위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외래 진료를 안하는 것은 경영난으로 인해 외부 자금의 투입 없이는 정상 진료가 더이상 불가하기 때문"이라면서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기존 환자 정보를 폐기하거나 냉동 배아를 폐기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로 시설물 관리 등은 정상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일병원은 1963년 문을 연 국내 첫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 한때 일일 외래환자수가 최대 3000명에 달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국내에서 분만 진료를 가장 많이 한 병원으로 꼽혔고,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등 유명인사들도 이곳에서 태어났다.
제일병원 창업자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조카인 고 이동희 이사장으로 이 이사장이 작고한 뒤 삼성그룹이 경영했다. 2005년 삼성그룹 계열 병원에서 분리, 이름도 삼성제일병원에서 제일병원으로 바뀌었고 이 이사장의 장남인 이재곤 이사장이 병원 운영을 맡았다. 그러나 삼성그룹에서 독립한 뒤 무리한 증축과 과도한 차입으로 재무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최근 심화된 저출산 현상도 경영난을 부추긴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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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측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이사회 구성권 매각을 통해 자금 마련에 나섰지만 매각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결국 휴원을 결정하게 됐다. 의과대를 보유하고 제일병원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국대가 시너지 차원에서 매각 의사를 타진했지만, 부채가 많은 데다 협상 조건을 맞추기 어려워 포기했다. 이후 다른 인수의향자가 나와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업무 협약을 맺었지만 이후 논의가 답보 상태에 놓였고 올해 마지막 날까지 자금투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계에 봉착했다.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의료진 등 인력 이탈은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2017년부터 병원이 더 어려워져 임직원들은 상여금을 200%씩 반납하고, 올해도 임금을 유예하면서 10월부터는 급여를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인수의향자가 기존 임직원 월급 대폭 삭감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직원들은 병원을 살리자는 차원에서 동의했는데 이 지경까지 와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한편 서울 방배경찰서는 지난 17일 제일병원의 이사장을 배임 혐의 등으로 소환했다. 보건의료노조 제일병원지부는 지난 4월 이 이사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사장은 병원 증축 및 공사 비용 등을 부풀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1000억원대의 담보 대출을 받았으며, 이 중 수백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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