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섬유ㆍ석유화학ㆍ기계설비 등 전통적 중소기업과 혁신ㆍ벤처기업이 밀집한 경기도 안산의 체감경기가 악화일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중소기업계의 압축판과도 같은 안산의 실상은 새해를 코앞에 두고 얼어붙을대로 얼어붙은 전체 중소기업 경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섬유의복 38, 목재종이 88, 석유화학 67, 비금속 43, 철강금속 71, 기계설비 67, 전기전자 50, 운송장비 63 등 거의 모든 업종에서 경기전망이 나빠졌다. 내년 경제흐름에 대한 물음에는 10곳 중 6곳에 가까운 59.2%가 올해보다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가운데 12.6%는 올해 대비 '매우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전체 중소기업계의 현실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315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2019년 1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는 80.9로 집계됐다.
경제 실핏줄인 소상공 시장의 체감경기도 세밑 한파처럼 차갑기만 하다. 소상공인들의 보증줄인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최근 조사를 해보니 올해 4분기 소상공인 경기전망지수는 61.7로 전분기 대비 9.5포인트 낮아졌다.
소상공인에 대한 각종 정책 및 정책자금 집행 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조사한 12월 경기전망지수 또한 86.8로 전월 대비 6.8포인트 줄었다. 지난 9월 이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중기ㆍ소상공업계 모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경영여건 악화를 경기전망 하강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안산상의 조사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2.7%의 기업이 '최저임금 등 고용노동환경 변화'가 내년 최대의 경영리스크라고 답했다.
중기중앙회의 조사에서는 절반이 넘는 58.8%가 '인건비 상승'을 경영애로로 꼽았다. 지난달 조사 때 인건비 상승을 경영애로 요인으로 꼽은 곳들(51.7%)보다 7.1%p 높아진 결과다. 내수부진을 꼽은 곳의 비중이 지난달에 대비해 2.1%p 증가한 데 견주면 더 두드러진다.
중기ㆍ소상공업계 입장에서는 구조화ㆍ고착화하는 내수부진에 각종 명목의 대출규제 및 기준금리 인상으로 돈줄마저 경색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임금인상이라는 폭탄을 짊어진채로 새해를 맞이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상반기 중소제조업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 노임(일급)이 상반기(8만7177원)보다 1.5% 오른 8만8503원에 이르는 것으로 중기중앙회의 앞선 조사에서 나타났다. 임금공포가 조금씩 현실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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