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캐시미어 소재 홍보 코트가 알고보니 싸구려 나일론
섬유제품 관련 온라인 거래 피해 해마다 급증추세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직장인 정진아(가명)씨는 최근 유명 패션 커뮤니티 내에서 진행하는 겨울 코트 공동구매에 참여했다. 울 90%, 캐시미어 10% 소재로 제작된 정가 32만2000원의 코트를 절반 가격인 16만5000원에 구매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정 씨 앞으로 도착한 코트는 캐시미어보다 훨씬 저렴한 나일론 10% 택을 달고 있었다. 공동구매 진행자에게 항의하자 그는 '캐시미어가 함유된 것이 맞지만 택에는 표시되지 않은 것'이라고 우기다 갑자기 게시글을 삭제하고 사라졌다. 정 씨를 비롯한 공구 참여자 50여명은 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해당 건을 신고할 예정이다.
급격히 쌀쌀해진 날씨에 두꺼운 겨울 코트를 공동구매(이하 공구)하는 이들이 늘며 관련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공구는 일명 '박리다매'를 위해 일정 인원 이상이 한 번에 제품을 주문할 경우 일반 소매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주는 거래방법이다.
직장인 차다연(가명)씨는 "지난 10월 말 울 90%로 만들었다는 핸드메이드 코트를 정가 23만4000원보다 두 배 이상 저렴한 9만8000원에 구입하는 공구에 참여했지만 막상 코트를 받아보니 울이 아닌 부직포 소재였다"며 "공구 진행자는 품질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환불 요청을 거절한 후 연락 두절됐다"고 호소했다. 당시 게시글에 혹해 별다른 확인 없이 구매에 참여했지만 정가라고 공지한 내용을 비롯, 품질 관련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도 없어 사기 혐의로 신고도 쉽지 않았다.
구매자들에게 입금을 받은 후 바로 잠적해버리는 사기수법 또한 발생하고 있다. 직장인 조수빈(가명)씨는 "지난달 해외 명품 브랜드를 카피한 캐시미어 핸드메이드 코트를 40명 단체로 21만원에 구매하는 내용의 공구에 참여했지만 입금 후 2주 동안 아무런 진행이 되지 않았다"며 "공구 진행자에게 환불을 요청하자 날짜를 차일피일 미루더니 휴대폰 번호를 없애고 잠적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공구로 수차례 피해를 입었다는 주부 성모연(가명)씨는 "하루에도 수차례 SNS 등을 타고 좋다는 제품들 관련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며 "거래가 빠르게 마감돼버리는 데다 관련 정보를 세세히 찾아보는 것이 어려워 소비자 입장에서 100% 이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구나 비공개 거래 관련한 철저한 관리감독 시스템이 만들어져 소비자들을 안전하게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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