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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가 조작에도 ‘매크로’ 돌렸다…알바 동원 대규모 시세 조종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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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76개 종목 대상…단주 매매로 부당 이익

단독[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전국적으로 아르바이트 직원들을 모집하고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규모로 주식 시세를 조종해 온 일당이 적발됐다. 주로 인터넷 댓글 등 여론 조작에 쓰여진 것으로 알려진 매크로가 주가 조작에도 악용돼 왔던 것이다. 주가 조작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특별조사국은 5년에 걸쳐 76개 종목에 대한 시세 조종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난 4명의 일당을 최근 적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 중 3명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나이이며 일본 유학을 같이 한 동문 사이다. 특정 종목을 매수한 이후 1주씩 매도와 매수 주문을 계속 반복하는 단주 매매를 해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꾸며서 주가가 오르면 매도하는 수법을 썼다.

이 단주 매매를 위해 특화된 매크로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 아르바이트 직원 수는 18명으로 파악됐는데 대부분 주부이거나 대학생들이었다. 주식 매매 경험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했던 것이다.

일당 중 A씨가 인터넷 음성 톡 기능을 이용해 ‘시작’이라고 지시를 내리면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띄워놓은 채 매크로 프로그램의 ‘시작’ 버튼을 눌렀다. 어느정도 주가가 오르면 A씨가 주식을 매도하고 ‘그만’이라고 하면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일제히 ‘스톱(Stop)’ 버튼을 눌러 1회의 시세 조종 사이클을 완료하는 식이었다.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이런 식으로 하루에 최소 10회 이상의 단주 매매를 했으며 5만~10만원의 일당을 받았다. 이들은 모이지 않고 서울 은평구, 인천 남구, 경기 용인시 등 각지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했다. IP 주소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주로 사용한 계좌 역시 변경하게 되면 오피스텔을 옮겨서 IP가 겹치지 않게 했으며,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자금 관리를 해 추적을 피하려 했다.

시세 조종에 쓰인 계좌는 81개에 이른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도입한 B씨의 계좌 외에 모두 차명계좌였으며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계좌도 일부 포함됐다. 구체적인 부당 이익 규모 등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말 증시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열린 간부회의에서 “불법 공매도와 시세조종 등 불공정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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