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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게임체인저<18>]혁신으로 가는 제약업…소통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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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의 재발견<끝>…베일 가려 있던 리더 24명 행적과 경영철학 조명

허은철 GC녹십자 대표, 채용 박람회서 취준생들과 직접 대화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 신입사원 교육서 회사 비전 브리핑
남성중심 문화·리베이트 관행 타파는 해결해야 할 숙제

[제약·바이오 게임체인저<18>]혁신으로 가는 제약업…소통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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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박혜정 기자] "은둔에서 벗어나 소통과 혁신을 말하다."

아시아경제가 지난 4개월간 진행한 제약ㆍ바이오 게임체인저 시리즈는 새로운 리더십의 재발견으로 요약할 수 있다. 대한민국 근대화와 함께 발전해온 제약 업계는 '바이오'라는 신사업의 등장과 맞물려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생존을 위한 변화의 갈림길에서 새로운 리더십의 경영 철학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번 시리즈는 그동안 언론 노출을 꺼리면서 베일에 가려 있던 리더 24명의 행적과 경영 철학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리더들은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은둔에서 소통으로, 수직에서 수평적 권위로 스스로를 변화시켰고, 이는 곧 조직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권위적이었던 과거 리더십과 달리 새로운 리더십은 변화와 혁신을 실천하며 또 한번의 도약과 가능성을 보여줬다.
◆미처 다 말하지 못했던 뒷얘기= '오너 3세'인 허은철 GC 녹십자 대표는 1972년생으로 '젊은' 오너답게 보수적인 조직 문화를 바꾸는 데 앞장서고 있다. 평소 소통을 중시하는 허 대표는 인재채용에 발벗고 나서면서 적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열린 '제약ㆍ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에서 GC녹십자 채용 부스에 깜짝 등장해 취준생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기도 했다. 평소 대표방을 찾는 직원들에게 커피를 직접 타줄 만큼 허례허식을 싫어하는 성격대로 의전도 없었다. 홀로 30분 가량 행사장을 누비면서 GC녹십자를 홍보하는 허 대표의 모습은 제약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평소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는 시리즈 기사가 나간 이후 직원들과의 소통 창구를 넓히고 있다. 윤 대표는 지난달 말 열린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교육에서 회사의 비전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동안 인사 정도만 하고 자리를 떴지만 이번에는 회사 비전이 만들어진 계기, 내용 등을 직접 브리핑했다. 윤 대표는 "일동제약이 추구하는 지속 성장하는 토털 헬스케어 기업이 되려면 상호 유기적이고 적극적인 협조와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소통과 공감을 강조했다.

소통을 앞세운 수평적인 리더십은 오너 3ㆍ4세들이 추구하는 공통점이기도 했다. 기존 사옥을 2개층 증축ㆍ리모델링해 지난 8월 신사옥에 입주한 유유제약 은 임산부 수유를 위한 여직원 휴게실과 직원들을 위한 안마실 공간을 마련했다. 사무실 의자도 직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목받침이 있는 형태로 전면 교체했다. '오너 3세'인 유원상 부사장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2007년 입사 후 한번도 가져본 적 없는 본인의 방을 처음 만들었는데 복도쪽 유리가 투명유리라 사무실 안쪽이 고스란히 들여다보인다. 유 부사장은 "직원들과 스킨십을 위해 그동안 방 없이 책상을 옮겨 다니며 생활했는데 이제 주요 의사결정을 위한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해졌다"면서 "하지만 직원들이 언제든 부담없이 찾아올 수 있는 방이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은둔형 이미지 벗고 소통 확대= '은둔형 이미지'를 벗고 새롭게 경영 철학이나 비전을 밝힌 사례도 있었다. 이들은 해외개척과 신사업 진출을 통해 새 먹거리를 창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대표는 지난 2016년 한미약품 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단독 대표를 달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으나 알려진 것은 전무한 상황이었다. 중국에서 성과를 가속화하는 임 대표의 모습이 지면에 실리면서 한미약품의 한 직원은 "기사를 통해 그룹 차원에서 그리고 있는 회사의 미래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어 의미있었다"고 전했다. 매월 조회사를 통해 도전과 혁신 메시지를 꾸준히 전하는 동국제약 '오너 2세' 권기범 부회장의 일화도 눈길을 끌었다. 레드오션인 화장품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코스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 인기를 타고 동국제약이 혁혁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오너 중심의 리더십이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업을 중시하는 제약기업의 특성으로 선대회장 시절 뿌리깊은 남성중심적ㆍ위계적인 문화를 답습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의 갑질 사태는 결국 윤 회장이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현재 윤 회장은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웅제약 계열사 이사직 등은 유지하고 있어 향후 그의 복귀를 둘러싼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베이트 관행 등은 여전히 숙제= 선대부터 뿌리깊은 리베이트 관행은 여전히 오너 3ㆍ4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강정석 회장은 지난 6월 리베이트 제공 등 혐의에 유죄를 받고 법정구속됐다. 강 회장의 구속으로 신사업 '바이오'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도 뒤로 미뤄지면서 신성장동력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1980년생 제약업계 최연소 '오너 3세'로 주목받던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도 42억 규모 리베이트가 불거지며 큰 위기를 맞았다. 의약품 처방을 조건으로 300만원에서 최대 2억원까지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이 적발되면서 유혹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너가의 갑질 사태는 잘못된 주인의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면서 "과거의 잘못된 영업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등 조직쇄신에 앞장서지 않는다면 결국 제약바이오 전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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