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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고용세습' 의혹, 노동정책 동력 발목도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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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등 야3당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 요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등 야3당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 요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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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보경 기자] 일부 공기업의 '고용세습' 의혹이 공공기관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정부가 추진해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고용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노동정책 가운데 하나로, 공공기관들이 이를 주도해 왔다. 야당이 국정감사를 계기로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고용세습을 비롯한 각종 채용비리 의혹을 잇달아 폭로할 것으로 예상돼 정부의 고용ㆍ노동정책이 추진동력을 상당히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끊이지 않는 채용비리, 이번엔 '고용세습'=공공기관 채용비리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단군 이래 최대 채용비리로 불린 강원랜드 채용비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강원랜드는 2013년 하이원 교육생 선발과정에서 있었던 채용비리 사건이 드러나면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강원랜드 채용비리에 따른 서류ㆍ면접전형 피해자만 약 800명에 달했다. 결국 강원랜드는 부정청탁과 점수조작 등으로 합격한 부정합격자 200여명을 퇴출하고, 당시 채용에 응시했던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특별채용을 실시해 피해자들을 구제했다. 한국마사회 역시 지난 2월 전직 간부 2명이 서류, 면접심사 등을 거치지 않고 자신의 지인을 합격시킨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채용비리 관행은 공공기관 전체에 만연해 있다.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 말까지 실시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결과, 전체 점검대상 1190개 기관과 단체 중 946곳에서 총 4788건의 지적사항이 적발됐다.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만 보면 점검대상 275개 기관 중 93%인 257개 기관에서 총 2311건의 비리가 드러났다. 정부는 이 가운데 47건을 수사의뢰하고 123건은 징계를 요구했다. 수사나 징계 처분을 받을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 대상자 규모만 219명에 달했다. 현직 임직원 중에는 기관장 8명을 포함한 197명이 수사의뢰ㆍ징계 대상자가 됐다. 수사의뢰 된 8명의 현직 기관장은 즉시 해임 절차에 착수하기도 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등 야3당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 요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등 야3당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 요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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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화 추진도 올스톱 하나=최근 제기된 서울교통공사나 제기된 채용비리가 과거와 차별화되는 점은 '고용세습' 논란이다.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정규화하려는 정부의 정책을 이용해 노조가 가족이나 친인척 등을 채용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21일 국회에서 가진 공공기관 고용세습 관련 기자회견에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는 문재인 정권의 과도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이 빚은 청년 일자리 약탈"이라고 주장했고, 같은 당의 함진규 정책위의장도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란 대통령의 취임사는 공공기관 임직원과 노조의 친인척 고용세습, 정규직화 과정에서 그저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고 비판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새 정부 들어 여러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이 기조에 맞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 결과 지난 해 7월부터 1년간 13만30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2020년까지 정규직화 하기로 한 목표치(20만5000명)의 60%를 벌써 넘어서며 빠르게 정규직화가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빠르게 정규직화를 추진한 데 따른 예고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문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 인천공항공사였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첫 정책"이라며 "각 기관이 급하게 정규직을 비정규직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예고된 참사"라고 지적했다.

향후 공공기관들이 정규직화에 속도를 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국감 이후에도 정규직화 과정에 대한 감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정규직화나 신규채용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없었는지 다시 살펴야 하고, 앞으로 채용비리 예방을 위한 논의도 펼쳐질 수 있어 각 공공기관이 속도조절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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