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만명' 동시 투약량 필로폰 들여온 국내외 마약조직 덜미…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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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시가 3700억원에 달하는 필로폰을 국내로 들여와 일부를 유통한 국내외 마약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대만 조폭, 일본 야쿠자, 한국 마약상 등 3개국 조직원으로 이뤄진 이들 일당은 약 37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112㎏을 한국으로 밀수했다가 수사당국의 수사망에 걸려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관세청·국가정보원 등과 공조 수사를 벌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대만인 A(25)씨와 자금 운반책 일본인 B(32)씨, 필로폰 운반책 한국인 C(63)씨 등 6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대만인 A씨는 지난 7월 시가 3700억원의 필로폰 112kg이 들어있는 나사 제조기를 태국 방콕항에서 부산항으로 밀반입했다. 이 나사제조기 안에는 1㎏씩 개별포장된 필로폰 112봉지가 용접을 거쳐 완전히 밀봉된 상태로 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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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 밀수에 앞서 A씨는 지난 3월 한국에 미리 입국해 자신이 묵을 서울 영등포구 숙소와 필로폰을 숨길 서울 서대문구의 원룸, 나사제조기를 절단할 경기도 화성시의 창고 등 3곳을 찾아 임대계약을 맺었다.

A씨는 대만인 D(27·체포영장 발부) 씨와 함께 경기도 화성시의 창고에서 나사제조기를 분해하고 안에 들어있던 필로폰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원룸으로 옮겨 보관했다.

이후 A씨는 대전 유성구의 한 호텔 앞 사거리에서 7월 29일과 31일, 8월 18일 3차례에 걸쳐 필로폰 22㎏을 일본인 E(34·체포영장 발부)씨에게 넘겼고, E씨는 이를 다시 한국인 C씨에게 11억원에 판매했다.

A씨는 한국 검찰과 경찰 등이 마약 수사를 한다는 움직임을 포착하고 지난 8월 26일 대만으로 출국하려 했지만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판매하지 않은 90㎏의 필로폰은 압수됐다.

경찰은 이번에 구속한 조직원들이 대만과 일본, 한국에 있는 총책 대만인 F(27)씨, 일본인 G(58)씨, 한국인 H(62)씨의 지시를 각각 받고 있다고 보고 이들의 뒤를 쫓고 있다.

이번 필로폰 유통에는 대만의 마약밀매조직 '죽련방', 일본의 3대 야쿠자 '이나가와카이'의 조직원들이 관여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마약제조업체와 연결고리가 없는 한국 마약상들이 일본 야쿠자 조직을 이용했다는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범행을 주도한 대만과 일본 마약밀매조직의 총책 등 핵심 조직원 4명의 인적사항을 해당국 경찰에서 넘겨받아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며 "태국 경찰에도 나사제조기의 선적 이전 경로 추적을 요청해 필로폰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