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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아 있지만…"…탈북자가 찍은 北 극악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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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최고지도자에게 어떻게…"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했던 2023년, 극악한 상황까지 내몰린 주민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탈북자에 의해 공개됐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의 당시 모습 [사진출처=TBS 보도 캡처]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의 당시 모습 [사진출처=TBS 보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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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일본 TBS는 탈북자 김 모(30대 초반) 씨가 지난해 4월 북한 황해남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당시는 북한이 국경을 폐쇄한 지 4년째 되던 때이다. 영상에는 거리에 홀로 쓰러진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김씨가 근처 가게 주인에게 "남자가 죽은 거냐"고 묻자 "전날 오후부터 쓰러져 있어 만져봤는데 아직 죽지는 않았다. 굶주려서 쓰러진 것 같은데, 곧 죽을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담배를 피우며 구걸하는 남성의 모습도 있었다. 김씨가 "당신네 작업반에도 굶주린 사람이 많냐"고 묻자, 구걸하던 남성은 "엄청나게 많다. 굶어도 어쩔 수 없이 일하러 나간다"며 "죽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탈북자 김씨는 지난해 5월 탈북했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제3국을 경유하는 보통의 탈북자와는 달리 목선을 타고 한국으로 왔다. 탈북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고 있으면 누군가 호루라기를 불고 '왜 청바지를 입냐', '노동시간에 어딜 가냐' 등의 이유로 신체검사를 한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북한 정부는 주민 통제를 더욱 강화했다"고 했다. 단속반은 주민들의 집에 쳐들어와 비축해둔 쌀을 가져가기도 했다. "우리 돈으로 산 식량이니 가져가지 말라"고 저항하면 "이 땅이 네 땅이냐? 네가 마시는 이 공기도 모두 노동당의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코로나 기간에는 매일같이 동네에서 '누구 아버지가 죽었다. 누구 자식이 죽었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며 "먹고 살기 위해 살인과 강도가 일상적으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처형당하기도 했다. "2022년 7월 26일 22세 남성이 친구들과 한국 음악과 영화를 즐겼다는 이유로 총살당했다"며 "처형을 직접 봤기 때문에 기억난다"고 했다.


코로나19 기간 김정은 정권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없다"며 "최고지도자가 하는 일에 대해 '이렇게 해야 했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2일 발간한 '2023 국가별 인권 보고서'에서 "북한이 코로나19 대유행 때 시행했던 국경 봉쇄를 해제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탈북자 강제 북송도 다시 시작됐다는 보도가 있다"고 했다. 탈북민과 비정부기구, 유엔 보고서 등을 인용, 북한 정권이 정치범과 탈북민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비사법적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비사법적 사형은 정식 재판 같은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집행되는 사형이다.


고문 형태도 밝혔다. 구타, 전기고문, 물고문, 알몸 노출, 똑바로 서거나 누울 수 없는 작은 감방에 가두는 것, 손목으로 매달기 등이다. 또 교도소 내에 만연한 여성 수감자 대상 성폭행 및 학대 실상도 폭로됐다. 교도관들이 사실상 면책권을 갖고 있으며 탈북 시도자들에게는 더 심한 성폭행·학대가 가해진다고 전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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