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지표 악화 지속…투자 외환위기후 최장기간 감소세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바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은 전방산업 부진으로 작년 탄핵사태 수준의 체감경기를 나타냈다. 실물지표가 회복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업종을 막론하고 내수부진에 대한 우려를 더해가는 상황이다.
지난달 제조업 업황BSI(73)는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였던 전달과 동일했다. 신규 스마트폰 출시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6포인트,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정제가 12포인트 상승했지만 전기, 건설 등 부진한 전방산업이 수치를 끌어내렸다. 전기장비, 1차금속이 각각 8포인트, 6포인트 하락했다. 내달 제조업 업황 전망BSI(78)는 화학제품(9포인트)이 미ㆍ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부진 우려로 하락한 반면 자동차(9포인트), 석유정제(22포인트) 등이 오르면서 1포인트 올랐다. 자동차의 경우 신차 출시에 따른 부품업체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비제조업 업황BSI(76)는 2포인트 상승했다. 건설업이 4포인트 하락한 반면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이 반도체 엔지니어링 수요와 건축 설계ㆍ감리의 해외수주가 늘면서 10포인트 뛰었다. 도소매업의 경우 추석 명절을 맞아 유통업체 판매가 증가하면서 3포인트 올랐다. 비제조업의 내달 전망BSI는 전월과 동일한 77을 기록했다. 신작 게임 출시와 기업용 네트워크 구축 수요 증가로 정보통신업이 3포인트 상승했지만 건설업이 9ㆍ13부동산대책에 따른 우려로 8포인트나 하락했다.
심리지표와 달리 실물지표에서 회복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여전히 우려스럽다. 기업들의 투자는 여전히 악화일로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1.4% 감소해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의 감소세다.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나 하락해, 2016년 2월 이후 2년 반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8월 전년동월대비 3000명 늘어나는데 불과했던 취업자수는 9월 마이너스가 전망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기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햐항조정했고, 국내 민간 연구원들은 2%대 중반까지 전망치를 낮췄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실물지표는 당분간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소득증가나 유동성을 반영한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심리지표 역시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업들 역시 업종을 막론하고 내수부진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제조업체 23.6%. 비제조업체 17.6%가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을 꼽았다. 특히 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을 지목한 비중이 전월대비 2.7%포인트나 늘었다. 비제조업체의 경우 정부규제에 대한 우려가 1.6%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9월 비제조업이 상승하면서 전산업 기준 업황이 강보합을 나타냈다"면서도 "비제조업 부문에서 특별하게 강화된 규제가 없음에도 9ㆍ13대책 영향으로 규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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