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의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사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9일(현지시간) 제73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상응조치 없이 핵무장 해제는 있을 수 없다고 밝히면서 향후 험난한 비핵화 협상을 예고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 단계에서 북한이 선(先) 신뢰조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다.
북한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등 추가 조치에 나설 용의가 있음을 밝혀왔다. 이번 연설을 통해 자신들의 대원칙이 변하지 않았음을 천명하면서 협상이 호락호락 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리 외무상은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대북제재 완화를 신뢰 조성의 한 방법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미국이 제재 압박의 도수를 높이면서 상대방과 대화하자고 하는 것이야말로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향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트파트 간 협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통한 줄다리기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이미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조건부' 영변핵시설 폐기를 제안한 만큼, 미국이 연내 종전선언에 동의한다면 북·미 협상은 영변핵시설 폐기 문제를 중심으로 그 사전 또는 사후조치를 어떻게 할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가 서로 원하는 모든 카드를 테이블에 놓고, 서로 구체적인 입장을 주고받는 단계로 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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