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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물가, 외환위기 이후 첫 0%대…'저성장'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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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물가, 외환위기 이후 첫 0%대…'저성장'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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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4% 상승하며 11개월째 1%대 저물가 기조를 이어갔다. 물가의 기조적 추세를 볼 수 있는 근원물가 역시 외환위기 시절 이후 처음으로 0%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저물가 기조는 경기둔화와 내수침체에 따른 것으로, 통화정책을 펼치는 한국은행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1.4% 올랐다. 지난해 10월 이후 1%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진 것으로, 2013년 1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13개월 연속 1%대를 지속한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저물가 기조는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지수인 근원물가에서 더욱 뚜렷해졌다.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0.9% 상승하며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12월(0.5%) 이후 18년 8개월만에 처음으로 0%대로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1.0%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가격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 에너지 등을 제외하면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지난 1월에 1.1%를 기록했던 근원물가는 2월 1.2%, 3월 1.3%, 4월 1.4%까지 치솟았다가 5월 1.3%, 6월 1.2%, 7월 1.1%까지 하락했고 결국 8월에 1%대가 무너졌다. 성장률 둔화가 근원물가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기 때문에 근원물가도 1% 선이 무너진 것"이라며 "저물가 기조가 고착화되면 투자와 소비도 동시에 감소하면서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을 두고 한국은행의 고민도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가 관리를 최우선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명분은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나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지만 경기부진 때문에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지 못하는 한국은행으로서는 연내에 금리를 올려야 할지 말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의 기조적 움직임이 둔화되는 것과 달리,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만만치 않다.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1.3% 상승했고, 계절ㆍ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0개 신선식품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3.2%나 뛰었다. 신선어개 5.6%, 신선채소 2.3%, 신선과실 2.9% 등의 가격상승 영향이다.

특히 지난달 신선식품 물가가 폭염 탓에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급증했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 신선채소는 30.4%나 올랐고, 신선과일도 9.2% 치솟았다. 품목별로도 전월 대비 배추가 71%, 수박이 63.2%, 시금치가 128%, 무가 57.1%, 파가 47.1%, 상추가 40.5%, 양배추가 85.5%나 비싸졌다.

한편 정부는 서민 부담을 덜기 위해 발빠르게 대책을 내놨다. 채소ㆍ과일 가격을 진정시키기 위해 종래 '추석 전 2주간'이었던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대책 기간을 '추석 전 3주간'으로 늘리고, 3일부터 추석 수요가 많은 배추, 무, 사과 등 10대 성수품을 확대 공급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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