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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바이오를 몰랐다]<1>코스피 시총 3·4위 차지… 폭발 성장에도 실체파악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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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신제품 전까지 매출 발생안돼 가치 평가 힘들어
R&D 비중·투자액 사용처 꼼꼼히 살펴봐야… 용어확인 필수

[아시아경제 유현석 구은모 기자] '꿈을 먹고사는 주식', '거품', '대박 혹은 쪽박'. 증시에서 바이오주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바이오는 자동차나 휴대폰처럼 일반인들이 실체를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바이오 주식이 더 두려운 이유다. 하지만 바이오 대박은 실제로 존재한다. 해외 글로벌 '빅파마'인 존슨앤존슨과 로슈의 경우 지난해 82조원과 61조원의 매출을 거뒀다. 단일 의약품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블록버스트급 신약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은 지난하다.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약 후보들은 시장에 나오지도 못하고 사라진다. 바이오주의 주가는 이 과정 중에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움직인다. [우리는 바이오를 몰랐다] 시리즈를 통해 바이오에 대한 투자도 '묻지마' 투자 대신 분석에 근거한 투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바이오를 몰랐다]<1>코스피 시총 3·4위 차지… 폭발 성장에도 실체파악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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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각각 시가총액 3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다. 2개 종목의 시총을 합하면 64조5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지난해 셀트리온 매출액이 8289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646억원이다. 합해도 시총 5위인 포스코 매출 60조6550억원의 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33조8000억원 규모다. 2008년 7월 오알켐과 합병해 코스닥에 우회상장했는데 당시 시총은 308억원이었다. 10년 만에 1000배 이상 커진 것이다.

증시에서 바이오 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시총으로 바이오 기업들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회계상 일반 기업들과 차이가 크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바이오기업들은 신제품을 내놓기까지 오랜 과정이 걸리며 그 이전에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기업의 성장성이나 가치를 평가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기업을 볼 때 연구개발(R&D) 비중과 투자 받은 금액의 사용처 및 용어를 꼼꼼히 살펴봐야 된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구개발이다. 신약의 경우 물질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 전임상, 임상1상, 2상, 3상에 이어 허가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된다.

자금 조달 후 어디에 사용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임상을 실시할 때는 대규모 자금이 집행되기 때문에 제대로 투자금을 사용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연구개발에 집중하는지, 아니면 만에하나 한 눈을 파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개발에 얼마를 쏟는 지"라며 "연구개발에 돈을 안 쓴다는 것은 투자자들을 감언이설로 속이는 것과도 같다"고 말했다.

용어 확인도 필요한 부분이다. 기술 수출(라이센스 아웃)이 그렇다. 라이선스 아웃의 경우 총 계약금액 안에 계약금과 마일스톤(계발 단계별로 성공할 경우 받는 금액)이 있으며 신약 출시 후 매출액에 따라 나오는 로열티가 있다. 한 번에 모든 금액을 받는 것이 아닌 개발 성과에 따라 금액을 받을 수 있다.

과거 이 용어의 설명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경우가 있었다. 한미약품이 그렇다. 이 회사는 2015년 다국적 제약사인 일리아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 기업의 2015년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기술 수출로 인식된 매출액은 5125억원이 전부였다. 기술이전료 일부만 인식된 결과다. 1년이 지난 후 일부 기업들과의 기술 수출 계약이 취소되고 내부 정보 이용 사태 등이 겹치면서 2015년 11월 78만원대까지 올라간 한미약품의 주가는 이듬해 12월 20만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바이오 기업의 공시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개발 진행 경과나 수취금액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 가치 판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약 개발 관련 내용은 '연구ㆍ개발 활동', 라이선스 계약은 '경영상 주요 계약' 부문에 각각 집중해서 기록하도록 했다. 강양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나 시장에서 기대치가 높았던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에는 시총이나 밸류에이션을 라이센스 거래랑 유사하게 평가했는데 향후에는 계약금 수취 등을 좀 더 명확하게 해준다면 신중한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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