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외신 등은 미 정부 고위관료를 인용해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비밀편지에는 미 정부에 대한 깊은 불신이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기본적으로 미국이 해야 할 일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던 트럼프 대통령조차 북한의 비핵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시인했을 정도로 미국의 북·미 협상에 대한 중간 평가 역시 부정적이다. 실제 미국 정보부와 국방부 관료들은 그동안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인지에 대해 우려를 표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 정보 당국 등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방북하더라도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의 편지 이외에도 미 정부 내에서는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회의론이 저변에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관리들은 북한이 한국 정부와의 별도 협상을 통해 한미 동맹의 균열을 내는 데 집중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결정 이후 5일간 침묵한 뒤 낸 미국이 아닌 한국을 상대로 '판문점 선언 이행'을 강조하는 성명을 내놨다. 2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북과 남은 외세가 아니라 우리 민족끼리 뜻과 힘을 합쳐 나라의 통일 문제를 자주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통보했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선임연구원은 WP와 인터뷰에서 "누가 먼저 행동에 나설 것인가를 두고서 벌이는 논란은 어리석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먼저 나서기를 바라고 북한은 미국이 먼저 나서기를 바라는데, 결국 북ㆍ미 양측이 가야 할 길을 둘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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