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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종현 SK회장 20주기]"돈보다 인재를 벌어라"…SK 관통하는 정신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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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 출신 염재호 고려대 총장
"美유학 5년 학비·생활비까지…이상한 종교단체 의심도 했다"
'돈보다 인재' 강조했던 고 최종현 회장의 파격지원
44년간 3700여명의 장학생·740여명의 박사 배출
▲고 최종현 SK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1985년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지원하는 해외유학 장학생들과 출국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고 최종현 SK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1985년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지원하는 해외유학 장학생들과 출국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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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국 유학 5년간 학비 생활비와 등록금 제공. 다른 조건 없음.'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지원을 받아 유학길에 오른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말도 안되는 공고였다"며 "학업 외 아무 조건없이 엄청난 등록금과 5년간의 생활비까지 보장해준다기에 혹시 이상한 종교단체나 중앙정보부가 지원해 주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최 회장의 인재 육성에는 그 흔한 '의무복무' 규정도 없다. 되레 "절대 SK로의 입사는 원치 않는다"고 강조할 정도였다. 지난 1995년 이정화 전 SK해운 사장이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교수로 재직하다 SK해운 R&D팀장으로 입사하자 "자네 왜 여기 있나"라고 물어봐 이 전 사장을 당황케 한 일화는 유명하다.

최 회장이 장학생들에게 유일하게 의무규정을 둔 것이 있다면 "필수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낼 것, 매주 일요일 지도교수와 학생들을 집으로 불러 저녁식사를 하며 경제 현안에 관한 토론을 할 것"이었다. 선대회장은 장학생들과의 토론을 무척 즐겼다. 1980년대 초반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통화정책에 대해 두 시간 넘게 토론을 벌였으나 끝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학자로서 정운찬을 높게 평가해 1982년까지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지도교수를 맡겼다.

또 연간 4만~5만달러(70년대 당시 3000만원 규모)의 장학금 지원에 대해 임원진들이 "너무 많다"고 하자 "돈 좀 아낀다고 뭘 하겠소. 돈 걱정이 없어야 24시간 공부에 전념할 수 있지 않겠소. 이왕이면 최고의 장학금으로 합시다"며 한결같은 대답을 내놨다.
44년간 약 3700명의 장학생을 기르고, 740명에 달하는 해외 명문대 박사를 배출한 최 회장의 '인재양성'은 SK그룹을 관통하는 정신이 됐다. 최태원 회장이 1998년 재단 이사장직에 오른 뒤 글로벌 학술포럼으로 확장시켰다. 또 2001년에는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연구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아시아권 총 7개국, 17개 대학에 '아시아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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