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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알아본] 뼛속까지 찌는 날씨…'말복 수박' 3만원대로 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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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지속되면 8월 내 9~10kg짜리 수박 3만원 대 진입 확률 높아
더위 끝나면 가뭄 걱정…채소 타들어 가고 과일도 생육 부진
여름철 밥상 물가 폭등…벌써부터 추석 두려워

[굳이 알아본] 뼛속까지 찌는 날씨…'말복 수박' 3만원대로 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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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서울 한낮 기온 39도 역대 최고…111년 만의 불볕더위' '홍천 40.3도, 한반도 공식 최고기온 76년만에 깨졌다' 1일자 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한 기사들의 제목입니다. 온 나라가 단군 이래 겪어보지 못한 더위 때문에 난리입니다. 폭염에 목숨을 잃는 사람들까지 속속 나타나자 이날 오후 3시 행정안전부는 '논밭, 건설현장 등 야외작업을 자제해달라'는 긴급재난문자까지 보냈습니다.

더위에 쓰러지는 건 사람만이 아닙니다. 7월초 장마에 수분을 한껏 머금고 8월 뙤약볕에 무럭무럭 자라야 할 농작물들도 속절 없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예기치 못한 자연 재해에 농사꾼들도 두손 두발 다 들었습니다. 더위 먹은 농작물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 됩니다. 공급 물량이 달리며 잔혹한 수준으로 오르는 과일, 채솟값은 장 보러 나가는 주부들을 더 덥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 과일 가격의 바로미터인 수박의 경우 이 날씨가 지속 되면 8월 내 9~10kg짜리 크기는 3만원대까지 충분히 오를 수 있다는 게 유통업계 설명입니다. 대형마트도 수박 가격 상승세만 봐도 가파릅니다. 지난 27일 기준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9~10㎏짜리 수박 한 통 가격은 이마트에서 2만1800원, 홈플러스는 2만2900원이었습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1만원대 후반 가격대였는데 가격이 2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폭염 탓에 속이 너무 익는 과숙 현상이 발생해 당도가 떨어지고 상품성도 저하되면서 시장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는 것이지요.
대형마트부터 신선식품 수급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수박 찾는 수요는 꾸준한데 반해,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충북 음성에서 후작이 8월 20일 경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날씨가 계속 더운데다 8월 16일 말복까지 겹치면 계속 공급이 달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재배 농가들과 사전 계약을 통해 판매 가능한 물량을 확보해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춘 대형마트마저 이런데 물량 비축이 어려운 골목상권 과일 가게들은 두말 할 것도 없습니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서 과일 과게를 운영하는 석지운씨(48)는 "지금도 큰 수박 한 통에 2만6000원씩 받고 있는데 이 가격에 수박을 사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며 "떼 오는 가격을 생각하면 손해보고 팔수도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대형마트 과일 바이어들은 이런 소형 판매점들부터 수박 한통에 3만원까지 오려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합니다.

수박 뿐만 아니라 8월의 대표 과일인 복숭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트마다 미리 준비해둔 물량이 있어 아직까지 가격 변화는 없지만 8월부터 가격이 오르는 건 시간 문제라는 게 대형마트 측 설명입니다. 수박처럼 햇빛을 너무 많이 받으면 품질이 떨어지고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봉지를 씌우지 않고 재배하는 사과, 단감 및 수박, 참외등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올 봄 이상저온으로 열매가 적게 달린 데다 일소피해까지 나타나 농가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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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이마트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3주 전과 비교하면 무는 22%, 배추는 20%가량 가격이 올랐습니다. 폭염의 여파로 인해 횡성, 평창, 정선과 삼척, 태백 등 강원도 산간 지방 노지에서 재배하는 고랭지 작물의 작황이 부진하기 때문입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도매 기준 시금치 1kg가격은 9877원으로 한달 전 (5005원)보다 97.3%나 급등했습니다. 5년 평년 기준에 비해서도 23.2% 높은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배추 1포기 가격은 5257원에 달했습니다. 한달 전(2971원)대비 76.9%나 올랐고 평년기준으로도 51.0%나 상승했지요.

폭염에 묻혀 드러나진 않지만 더위가 끝나면 가뭄까지 걱정입니다. 한 대형마트 과일 바이어는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장마가 조기에 끝나면서 바로 시작된 불볕더위가 8월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단순한 이상 고온으로 인한 문제보다 가뭄으로 인한 추석 전까지 전반적인 농산물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산지 농민의 목소리"라고 전했습니다. 평년보다 이른 추석 연휴가 기다려지기보다 올해 추석은 어떻게 보내나 벌써부터 걱정되는 게 농민, 상인, 소비자들의 심정입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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