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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서도 공정위 전속고발권 명맥 이어가나…檢 '심기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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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소비자정책위원회 실무위원회의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소비자정책위원회 실무위원회의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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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 없이는 검찰이 공정거래법 위반 사안에 대해 기소할 수 없도록 하는 '전속고발권'이 이번 정권에서도 명맥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3월부터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을 논의해 온 특위가 폐지보다는 보완·유지에 중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전속고발권 폐지를 요구하는 검찰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공정거래법제 개선 특별위원회 경쟁·절차법제 분과는 지난 2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산업조직학회, 한국공정거래학회와 공동으로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 마련을 위한 공개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논의 사안인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 폐지보다는 의무고발요청제 확대 등을 통해 보완·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는 게 특위의 입장이다. 특위는 전면폐지와 선별적 폐지, 보완·유지 등 세 가지 안을 논의한 결과 전면폐지안에 대한 찬성은 없었고 경성담합을 포함한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한 선별적 폐지보다는 보완·유지 방안의 찬성이 많았다고 밝혔다.

담합 전속고발권을 선별 폐지할 경우 기소 여부를 검찰이 판단하게 돼 담합행위를 자수한 사업자의 제재를 공정위가 면제해주는 리니언시 제도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정위와 검찰 간 협의에 맡기되 리니언시 정보를 검찰 수사에 제공할 수 있는 법 근거를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전속고발권 폐지는 무산되고, 보완·유지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공정위는 지난 3월부터 공정거래법 개편 특위를 구성해 38년만에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으나, 공정위의 고유 권한인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데는 소극적 입장을 보여 왔다.
전속고발권은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당시부터 도입돼 현재까지 여러 차례 보완을 거치며 명맥을 이어 온 제도다. 공정거래법, 하도급거래법 등 공정위 소관법률 위반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고발 권한을 독점할 수 있어 '경제 검찰'로서의 공정위의 지위를 굳건하게 해 준 제도이기도 하다.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소극적으로 사용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2013년 법 개정을 통해 검찰의 고발요청에 구속력을 부여했다. 검찰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중대해 경쟁질서를 저해한다'고 판단하는 위반행위에 대해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는 반드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을 뒀다. 또 공정위의 독점적 권한을 견제할 목적으로 고발 요청권자를 감사원장, 중소기업청장, 조달청장으로 확대해 이들 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고발하도록 했다.

이 같은 의무고발요청제 도입으로 전속고발권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고발요청권 행사가 12차례에 그치는 등 제도 개선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새 정부의 공약에 전속고발권 폐지가 담긴 이유 중 하나다.

검찰과 공정위는 전속고발권 폐지를 두고 그동안 치열하게 다퉈 왔다. 공정위는 검찰이 공정거래 사건 처리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만큼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선 안 된다고 주장해 왔지만, 검찰도 2015년부터 서울중앙지검에 공정거래전담부를 두고 전문성을 축적하며 이 논리에 맞대응하고 있다.

공개 토론회에서 전속고발권 폐지 대신 보완·유지 방침이 굳어지자 검찰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상엽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는 토론 시간에 이번 개정안 마련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하며 "김상조 위원장과 공정위의 선의를 믿고 싶다"고 말했다. 논의 과정에서 관계부처의 참여가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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