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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지만 투박한 중국 스마트폰의 '최초'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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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뉴스 군만두] 中 최초 경쟁 몰두하지만 韓 추월 동의 어려워
기대 모았던 최초 폴더블폰 중국 ZTE 액손M, 그저 경첩폰
완전 베젤리스폰 비보 '넥스', 전면 카메라가 아랫 베젤로
최초 디스플레이 내장형 지문센서폰 인식률 낮고
최초 트리플 카메라폰 듀얼 카메라폰과 차별화 안돼
빠르지만 투박한 중국 스마트폰의 '최초'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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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경첩폰'을 아십니까. 트럼프발(發) 무역전쟁으로 죽다 살아난 중국 ZTE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스마트폰 '액손M'의 별칭입니다. '최초의 폴더블폰'이란 간판을 내걸었기에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화면 두 개를 경첩으로 이어붙인 거였습니다. 화면과 화면 사이가 뚝 떨어진 '듀얼 스크린폰'에 불과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액손M은 혁신인가요 아닌가요.

애초 폴더블폰 구상은 작은 폰에 큰 화면을 담고 싶은 '욕구'에서 시작했습니다. 화면이 태블릿 만큼 커도 반으로 접을 수 있다면 주머니에 넣기도, 한손으로 잡기도 쉬울테죠. 여기까진 액손M도 충족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완전한 폴더블폰이 되기 위해서는 전제 하나가 더 필요합니다. 접히는 부분이 화면 몰입을 방해하면 안 된다는 거죠. 액손M처럼 단순히 이어붙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면 삼성전자나 LG전자, 하물며 애플이 못 만들 이유가 있었을까요.

요즘 중국 스마트폰이 한국 스마트폰을 추월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인정할 만한 대목입니다. 중국에서 0%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인도에서 샤오미에 1위를 빼앗겼으니 이 추세대로라면 곧 화웨이+샤오미가 삼성전자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팔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질적 측면에서도 중국이 한국을 앞섰다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중국 제조사들이 얼마 전부터 '최초' 경쟁에 몰두하는 건 사실입니다. '최초의 폴더블폰', '최초의 트리플 카메라폰', '최초의 디스플레이 내장형 지문센서폰' 등 최초 타이틀에 부쩍 집착하고 있죠. 부족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채우기 위한 노력들로 보이는데, 사실 최초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경첩폰 만큼이나 투박한 게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비보가 곧 완전 베젤리스(테두리가 없는)폰 '넥스'를 공개한다고 하죠. 스마트폰 앞면에서 화면이 차지하는 비율이 99%에 가깝다고 합니다. 들리는 소문엔 애플 아이폰X이나 LG전자 G7과 달리 카메라를 담을 노치조차 없다고 해요. 그러면 셀카는 도대체 어떻게 찍는고 하니, 비밀은 아랫 베젤에 있었습니다. 윗 베젤보다 살짝 두꺼운 아랫 베젤의 오른쪽에 카메라를 숨긴 거죠. 이렇게 되면 '셀카는 위에서 아래로 30도가량 기울여 찍는다'는 스마트폰 10년사(史)에 정립된 전통이 깨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써보지 않아 속단은 이르지만 사용자의 불편함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미 있는 혁신.'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지휘하는 고동진 IM부문장이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하는 말입니다. 처음엔 그럴싸하게 포장한 수사어처럼 들렸는데, 언제부터인지 이해되기 시작하더군요. "아무리 깜짝 놀랄 만한 기술을 선보여도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줄 수 없다면 소용 없다"는 말입니다. 불안정하거나 위험해도 마찬가지죠. 삼성전자와 애플이 디스플레이 내장형 지문센서나 폴더블폰을 섣불리 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아닐까요.

소비자는 똑똑합니다. 아무리 비싸도 매력적이면 사고, 아무리 싸도 매력적이지 않으면 안 삽니다. 잘 쓰던 폰도 바꾸고 싶게 만들 만큼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이왕이면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우리 제조사로부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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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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