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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7명 중 1명…스트레스로 자살 충동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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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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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지난해 12월 직장을 그만두고 재취업을 준비하던 20대 남성 A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 관계자는 “직장을 그만둔 A씨가 전기 관련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다 처지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유서는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 지난해 5월 유명 사립대 출신 30대 취업준비생 B씨가 자취방에서 숨진 뒤 닷새 만에 발견됐다. 당시 B씨는 마땅한 직업을 구하지 못해 취업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비교적 취업률이 높은 공대 출신이던 B씨는 대기업 위주로 입사지원서를 냈으나, 계속된 낙방에 좌절했다. B씨 부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노력해도 번번이 실패하자 굉장한 심적 부담을 느꼈으며, 이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우리도 아들과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 “대기업 입사하고 싶지만”…높아진 취업문턱에 하향지원 늘어나


청년 일자리 상황이 사상 최악으로 치닫자 중견·중소기업으로 눈길을 돌리는 취업 준비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6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 2월부터 3개월째 10만 명대에 머물렀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3개월 연속 10만 명대에 머문 것은 지난 2008~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취준생들이 중소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신입직 취준생 22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취준생들의 입사 선호 기업은 공기업(32.1%)과 대기업(31.1%)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중소기업(19.7%), 외국계 기업(17.1%)이 차지했다.

이 가운데 응답자들이 올 상반기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기업 유형은 중소기업이 49.2%로 가장 많았다. 중소기업 취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답한 취준생이 19.7%였던 것에 비해 실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취준생이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 “나 자신에 대한 우울감 겪어”…극심한 취업난에 ‘자신감’마저 잃은 취준생

이 같은 극심한 취업난은 취준생들의 자신감마저 잃게 했다. 최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687명을 대상으로 ‘취업 준비로 인해 잃은 것’에 대해 조사한 결과, 80.5%가 ‘잃은 것이 있다’고 했으며, 응답자 중 75.4%(복수응답)가 ‘자신감’을 잃었다고 답했다. 이어 돈(56.4%), 자존심(44.5%), 시간(43.6%)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선택한 것을 잃게 된 이유로는 ‘취업에 대한 압박감이 커서’(68%,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으며, ‘취업에 계속 실패해서’라는 답변도 55.3%를 차지했다.

실제로 방송업계 취업을 준비 중인 C씨(24)는 “토익이나 한자 자격증 등이 내가 취업하고 싶어 하는 곳과 무슨 관련이 있나 싶으면서도 남들 다하는데 뒤처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이런 모순적인 감정 때문에 나 자신에 대한 우울감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우울증은 취준생의 정신 건강마저 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희연 서울대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취준생 12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취준생의 39.5%(49명)가 우울 증상을 경험했으며 15.3%(19명)는 취업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 취준생 약 7명 중 1명꼴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 취준생 10명 중 9명은 ‘해외 취업 시장’에 눈 돌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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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취업 시장 침체로 인해 취업준비생 10명 중 9명이 해외 취업시장에도 관심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가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함께 취준생 및 구직자 458명을 대상으로 ‘해외취업 선호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복수응답) 90.2%가 해외취업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해외취업을 하려는 이유로는 '해외기업 업무 강도, 복지, 조직문화 등 근무환경이 국내보다 좋기 때문'이라는 답이 65.7%로 가장 많았으며, 외국어 실력 향상(41.9%), 해외 생활 동경(32.3%), 어려운 국내 취업(29.5%) 등이 뒤를 이었다.

취준생 D씨(24)도 해외 취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언어만 통한다면 해외에 취업하고 싶다”며 “해외 조직문화나 복지도 한국보다 훨씬 좋은데다 한국은 현재 취업난이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취업난이 해소되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해외취업이 더 끌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6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제6차 일자리위원회를 개최해 소셜벤처 활성화, 국토교통 일자리 로드맵, 뿌리산업 지원 등을 통해 2022년까지 11만1300여 개의 새로운 민간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로 했다.




허미담 인턴기자 pmdh03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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