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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택한 104세 과학자, '베토벤 교향곡' 들으며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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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죽을 권리를 찾아 스위스에 도착한 호주 최고령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104) 박사가 10일(현지시간) 오후 안락사(조력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 베토벤 교향곡 9번(합창)의 환희의 송가가 울려퍼졌고, 그의 마지막 식사는 평소 좋아하던 피시앤칩스와 치즈케이크였다.

BBC방송은 구달 박사가 이날 오후 12시30분께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라이프 사이클클리닉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보도했다. 안락사를 돕는 기관인 이터널 스피릿의 설립자 필립 니큐세는 자신의 트위터에 "구달 박사가 평온 속에 숨을 거뒀다"고 적었다.
이 방송은 구달 박사가 공식적인 서류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눈에 띄게 실망했다며 니큐세의 말을 인용해 "사실 구달 박사의 마지막 말은 '이건 엄청 오래 걸린다'였다"고 전했다.

이터널 스피릿측은 구달 박사가 마지막 순간 진정제 등을 혼합한 정맥주사의 밸브를 스스로 열어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구달 박사는 앞서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던 베토벤 교향곡 9번 환희의 송가를 들었다. 마지막 식사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피시앤칩스와 치즈케이크였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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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학자와 생물학자로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왕성하게 활동했던 구달 박사는 고령으로 인해 점점 삶의 질이 떨어지자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했다. 엑시트 인터내셔널의 도움을 받은 그는 호주의 법망을 피해 조력자살을 허용하는 스위스에서 일정을 잡았다.
전일 스위스에 도착한 구달 박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생을 마칠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안락사에 대한 망설임이나 주저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어떤 것도 없다"고 답했다. 주요 외신들은 환희의 송가 일부분을 흥얼거린 구달 박사의 모습을 언급하며 그가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기쁨에 넘쳐있었다고 전했다.

구달 박사는 "내가 집에서 이 일을 할 수 있길 바랐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나에 대한 관심이 호주는 물론 다른나라에서 안락사 입법을 고려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지난달 생일을 맞은 구달 박사는 당시 호주ABC방송 인터뷰에서 "행복하지 않다"며 "104세의 남자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포함한 완벽한 시민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존엄사를 둘러싼 논쟁을 촉발시켰다. 특별한 지병이 없었던 그는 지난 8일에도 CNN에 "5년, 10년전부터 삶이 즐겁지 않았다"며 "지금은 밖에 나갈 수도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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