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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겨눈 관세청 ‘칼날’, 제 살 깎더라도 명예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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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내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
관세청이 호기롭게 시작한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탈세·밀수 혐의 조사가 내부에 칼날을 겨누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인천세관 간 유착 정황이 속속 들어나면서 관세청이 제 살(인천세관)을 깎더라도 상대(대한항공)의 뼈를 끊어놓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관세청은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 논란 이후 내부직원들을 중심으로 쏟아져 나온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관세포탈 및 밀수 혐의 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총수일가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과 관세 이력을 대조하는 형태로 진위파악에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 21일 총수일가의 주거지 3곳과 인천공항 제2터미널 내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1차)한 데 이어 이틀만인 23일에는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와 한진관광 사무실, 김포공항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2차)하면서 한진그룹 내 탈세·밀수 혐의 조사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관세청의 이 같은 행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국내 대기업 총수일가의 자택 등 압수수색으론 첫 사례’라는 말과 함께 검찰 출신의 김영문 관세청장을 향한 관심도 높아졌다.

김 청장이 검찰에 재직할 당시 대구와 수원 지방검찰청에서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 서울중앙지검에서 첨단범죄수사1부장 등을 지내며 밀수에 관한 수사경험을 쌓은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실제 관세청은 최근 실시한 2회의 압수수색에서 총수일가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자료를 일부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수일가가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내역과 관세이력을 조사했을 때 불일치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고 자택 압수수색 과정(사진·동영상 촬영)에서 확보한 물품리스트가 서류상 불일치를 입증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관세청은 현재도 이와 관련된 자료들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는 중이다.

다만 대한항공 내부직원을 중심으로 쏟아져 나오는 추가 혐의들은 관세청이 풀어가야 할 숙제가 되고 있다. 총수일가의 탈세·밀수 과정을 지켜봤거나 지시에 따라 관여했던 직원들의 폭로가 온라인상의 단체 채팅방에서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폭로 글 일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다.

같은 이유로 관세청은 지난 24일자로 온라인상의 제보 채팅방을 개설(open.kakao.com/o/g9vFEqL)해 직원들의 제보를 독려하고 있다. 대한항공 사내 보복과 총수일가와 공범으로 몰릴 것을 우려해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직원들에게 익명성을 전제한 소통창구를 열어둠으로써 제보를 유도한 것이다. 실제 이 채팅방에는 직원 참여와 댓글이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채팅방에선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관한 것 외에도 인천세관을 성토하는 글 다수가 게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인천세관이 ‘뒷배(?)’가 되지 않고서 총수일가의 탈세·밀수가 이뤄지긴 어렵다는 인식을 밑바탕에 깔았다.

일부는 “인천세관 공무원을 먼저 파면해야한다”는 등의 격앙된 표현으로 세관을 향한 불신을 드러냈다. 언론에서도 이미 인천세관과 대한항공 간의 유착정황을 전파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세관직원의 항공편 좌석을 변경해주는 등 편의를 봐줬다는 것과 대한항공 측이 세관 회식 때 고급 양주를 제공해 왔다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가 된다.

이는 관세청이 대기업 총수일가를 향해 호기롭게 겨눴던 칼날이 제 살을 깎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낳게 한다. 이와 관련해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인천세관과 대한항공 간의 유착관계가 사실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내부감찰이 시작(24일)된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일각에서 제기한 유착관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일벌백계’하라는 게 청장의 방침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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