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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ests] ‘지상에 숟가락 하나’와 ‘마담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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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숟가락 하나=창비가 현대문학사에 빛나는 현기영의 기념비적 장편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를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새롭게 펴냈다. 이 책은 1999년 출간 이후 20여 년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일곱 살 때 4.3을 목도한 작가가 기억을 되살려 쓴 자전적 작품으로, 유년 시절부터 작가로 성장하기까지 이야기를 제주의 대자연 위에 펼쳐놓는다. 한국현대사의 비극인 제주4.3의 아픔과 역설적이게도 풍요로운 섬 제주의 풍경이 치밀하고도 아름답게 엮였다. 소설가 현기영의 문학적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다.

제주 4.3은 소설가의 삶에 결코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현기영은 ‘지상에 숟가락 하나’에서 양민 학살과 다름없었던 토벌작전과 동족을 향해 총부리를 겨눠야 했던 섬사람들의 기막힌 운명, 사나운 총격에 가족을 잃고 간신히 살아남은 피란민들이 어떤 고초를 겪으며 남은 시간을 견뎌왔는지를 어린아이의 무구한 시선을 통해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는 이를 통해 원혼을 달래는 무당처럼 그런 사연들을 기억하게 하고 그들의 죽음을 깊이 새긴다.
하지만 이 작품에 참혹한 죽음에 서린 슬픔만이 가득하지는 않다.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사건과 제주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사람의 풍요로운 성장기는 현기영의 강직하고 사려 깊은 필치에 실려 독자의 감성을 사로잡는다. 기억에서 퍼 올린 눈부신 이미지와 가슴속에 오래 남을 아픈 흔적들은 감동적이다. 독자는 이 감동을 통해 현기영 문학의 본류를 찾아가는 기쁨을 누린다. (현기영 지음/창비)

◆마담 엑스=베스트셀러 작가 재신다 와일더의 섹시하고도 매혹적인 로맨스릴러. 마담 엑스는 뉴욕 맨해튼에서 어리숙한 재벌 2세들을 진정한 남자로 만들어내는 특별한 트레이너다. 하지만 6년 전 벌어진 사고로 기억을 모두 잃은 채 '인디고 서비스'의 대표인 케일럽의 소유로 살아간다. 매일 반복되는 악몽, 속박과 자유 사이에서 방황하는 마담 엑스 앞에 그녀의 인생을 뒤흔들만한 새로운 인물이 나타난다. 마침내 진실을 마주한 그녀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재신다 와일더는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매체들이 주목하는 작가다. 미시간 주 태생으로, 섹시한 남자들과 강한 여자들이 등장하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자주 다룬다. 작가인 남편 잭 와일더와 여섯 명의 아이들 그리고 동물들과 미시간 주 북부 농장에서 생활하고 있다. 농장이 아니라 도심의 카페에서 읽어도 소설의 매혹은 변함없다. 32쪽에 나오는 다음 부분을 읽을 때쯤 독자의 책 읽기에는 한껏 가속이 붙어 있을 것이다.
‘“벗어.” 그의 외마디 말에 내 영혼은 불타올랐다. 바싹 마른 입술을 훔치며 어떻게든 숨을 쉬어 보려고 허파를 쥐어짰다. 손이 파르르 떨렸다. 이게 내 의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거부나 이의조차 제기할 수 없었다. 사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미 그를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내가 원하는 걸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아직 남아 있었다.’ (32쪽)

이성옥은 대학에서 영어 교육을 전공했으나 번역을 하고 싶어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철도 분야에서 10년 가까이 기술 번역가로 일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번역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한 뒤 다양한 분야와 매체를 거치다가 출판 번역에 발을 들였다. 그 동안 옮긴 책은 국내 최초로 퀴어 작가들의 시를 모아 놓은 ‘우리가 키스하게 놔둬요’(공역)와 국내외 독자들에게 서울의 맛집을 소개하는 ‘잇, 서울’ 등이다. (재신다 와일더 지음/이성옥 옮김/글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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