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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여론 조작, 매크로가 뭐길래…팬 미팅부터 수강신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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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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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 댓글에 특정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론조작을 시도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이들이 사용한 프로그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네이버에 실린 기사 댓글의 추천 수를 조작해 사이트 운영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A 씨(48) 등 3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월17일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4시간 동안 특정 자동화 프로그램인 ‘매크로(Macro)’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재인 정부 관련 기사에 달린 비판 댓글에 반복적으로 ‘공감’을 클릭하는 수법으로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조작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했는데 보수 진영에서 벌인 일처럼 가장해서 테스트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사용한 ‘매크로’는 한 번의 입력으로 지정된 동작을 반복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여러명이 할 수 있는 일을 프로그램 하나로 대체할 수 있어 업무의 효율성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번 사건처럼 인터넷 여론조작은 물론 암표시장에서도 쓰인다.

실제로 일부 암표상들은 고가의 아이돌 콘서트, 팬 미팅 등의 입장권을 대량으로 구매후 원가의 수 배에 달하는 웃돈을 붙여 팔기도 한다.

매크로를 이용한 콘서트 티켓 대량 구매는 2016년 11월 전 세계에서 8000만 장의 앨범을 판매한 영국 인기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내한공연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45000장에 달하는 티켓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1분도 지나지 않아 모두 판매가 완료됐다. 이후 각종 커뮤니티에는 대량의 암표가 쏟아져 나왔다.

정가 44000원짜리 표가 40~50만 원에 거래됐고, 정가가 154000원인 위치가 가장 좋은 좌석은 무려 225만 원까지 치솟았다.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공연을 주최한 현대카드 측이 공연을 하루 더 연장하기로 한 뒤, 티켓 거래 가격이 안정됐다.

매크로를 이용한 범죄는 온라인 게임에서 그 폐해가 더 심각하다. 일부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 속 전투나 거래 등 단순 반복 작업에 매크로를 활용, 캐릭터의 레벨을 손쉽게 올리거나 아이템을 무차별로 획득한 뒤 이를 현금화시켜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게임 업체는 이같은 매크로에 대해 공식적으로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나서기도 했다. 모바일로 즐길 수 있는 게임 중 하나인 ‘검은사막 모바일’은 매크로를 이용하는 이용자에 지난 11일 매크로 프로그램을 포함한 각종 비인가 프로그램에 대한 향후의 조치 방향에 대해 “각종 비인가 프로그램 및 그 사용자에 대한 제재 및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같은 매크로는 대학 수강신청,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의류, 신발 등 사이트에 접속해 물품을 재빨리 구매한 뒤 되팔아 이익을 챙기는 데도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대학가에서는 매년 개강을 앞두고 일명 ‘매크로발 수강신청 대란’ 피하고자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을 정도다. 한 학교의 경우는 수강신청시스템 로그인 페이지에 ‘불법 수강신청으로 인하여 타학생에게 피해를 주고 대학 전산망에 악영향을 주는 행위에 대하여 학교당국에서는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경고문구를 기재하기도 했다.

한편 네이버는 이번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대해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한편, 별도의 댓글 조작 프로그램 차단 보완 조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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