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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역전 길어지나…고민 커지는 韓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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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4회 금리 올릴 때 韓 1회 그친다면 최대 1%p 차이
금통위, 부진한 물가흐름에 인상속도 늦추기 시사
장기화때 신흥국 자금이탈 국내로 전이돼 불안감 증폭

한미 금리역전 길어지나…고민 커지는 韓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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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10년7개월만에 역전됐지만 당장 충격은 크지 않았다. 문제는 가까운 미래다. 미국과의 금리역전 상황이 장기화 하고, 격차가 커지는 상황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이 3~4회 금리를 올리는 동안 한국이 1회에 그친다면 최대 1%포인트 차이의 금리격차가 나게 된다. 한국은행은 서둘러 금리인상을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2일 한은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경제수장들은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단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국 금리인상은 예상에 부합한다"고 했고, 고형권 기재부 1차관도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 3회 인상 전망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예상한 것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환율과 주식, 채권시장도 출렁임은 크지 않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었다는 판단에서다. 점도표상 올해 인상 횟수는 3회로 유지됐고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지 않았다. 원ㆍ달러 환율은 오전 9시57분 전거래일보다 6.3원 내린 1065.9원에 거래됐다. FOMC를 앞두고 달러당 1070원을 넘어서면서 강세를 보였지만 막상 미국 정책금리가 오르고 나서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코스피지수도 외국인 매수세에 같은 시각 17.20포인트 오른 2502.17, 코스닥지수는 2.69포인트 오른 888.24를 기록했다. 채권시장도 장 초반 강보합권(채권금리 하락)에서 움직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매파적 FOMC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컸는데 일단은 명목상 3회 인상 전망이 유지됐다는 판단에 따라 달러, 미국채 되돌림이 진행되면서 환율도 이에 동조해 내려갔다"며 "뉴욕시장에서는 FOMC의 충격이 소폭 반영이 됐지만 아시아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잠잠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으로 출근해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윤동주 기자 doso7@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으로 출근해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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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금리역전의 단기 충격은 예상만큼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한미간 인상 속도차에 따라 금리역전이 장기화 하고 금리격차는 더욱 커질 예정이다. 미 Fed는 연 3회 전망을 내놨지만 미국 경기호조에 따라 4회로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연 1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준금리 인상 시점과 관련된 질문에 "미국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올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만큼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여러 변수가 많고 고려해야 할 점도 많아 향후 경제흐름을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이 연내 3~4회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미 금리 역전폭이 0.75~1%포인트까지도 날 수 있다"고 말했다. 1%포인트의 격차는 한은이 올해 1회 금리를 인상할 것을 전제했을 때 나오는 수치다.

현재 기준금리를 결정짓는 한은 금융통화위원들도 부진한 물가 흐름에 금리인상 기조에 변화를 시사했다. 물가 때문이다. 2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경기회복에 따라 올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 목표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도 다소 불안하다"며 "1.50%로 유지되고 있는 현재의 기준금리가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완화적인 수준인지에 대해서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2~3명의 금통위원들도 현 물가 수준에서 금리인상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한미간 금리역전 현상이 길어질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넉넉하다고 하더라도 신흥국의 자금이탈이 한국으로 전이돼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금융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역전 폭이 크거나 장기화 할 경우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자금유출 흐름을 눈여겨 보겠다"고 전했다.

고 차관도 "이번 결과를 감안하면 향후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 우려는 다소 완화되겠으나 경계심을 늦춰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시중금리 상승에 대비해 가계와 기업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가계부채 총량을 신DTI 도입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을 완화하며 중소기업은 정책금융 확대로 자금 조달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단은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단기 충격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일시적 자금유출이 일어날 상황에 대해 주시하자는 것이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미국과 일본은 금리격차가 우리보다 더 크지만 급격한 자본유출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당장은 예견하기 어려우니 일단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일정 수준의 자본유출이나 유입감소는 조정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 자본이 덜 들어오거나 일부 나가거나 하는 수준에 그치면 일종의 조정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환율이 상승압력을 받아 수출 경기나 물가를 높이면서 경기부양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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