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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입사했지 말입니다”…신입사원 조이는 조직 내 군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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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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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KB국민은행이 신입사원 연수 중 100㎞ 행군 프로그램을 위해 일부 여자 직원들에게 피임약을 나눠준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민은행 측은 강요는 없었고 원하는 사람이 있어서 약을 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도전정신 함양을 위해 시작했다는 ‘100㎞ 행군 프로그램’은 실효성을 두고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최근 한 공공기관에서 진행한 해병대 1박2일 캠프에서는 신입사원에게 고무보트를 머리 위에 올리게 하고 기합을 줘 논란이 불거졌다. 팀워크를 다지고 정신력을 강화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런가 하면 앞서 지난 2014년 2월 유튜브에는 ‘반도의 흔한 연수원’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은행의 신입 행원들이 강당에서 단체 연수를 받는 장면을 담고 있다.

신입 행원들은 모두 양말을 벗고 일부는 바지를 걷어 올린 채 기마 자세를 하고 양팔을 뻗고 서서 ‘주인 정신을 기르자’는 내용의종이를 악을 쓰는 듯한 목소리로 읽고 있다.
영상에서는 온몸이 땀에 젖어 힘들어하는 신입 행원들의 모습이 차례로 비치며 “이들은 보다 강하고 당당해진 가슴에 주인 정신을 똑똑히 새겨나간다”는 내레이션이 흐른다. 이 훈련은 3시간 넘게 계속된다고 설명됐다. 이 과정에서 한 참가자는 두 차례나 구토를 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장인 70%는 직장 내 군대 문화가 존재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장인 75%는 상명하복의 군대문화가 아니라 수평적이고 유연한 업무 분위기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해 3월4일부터 8일까지 성인남녀 889명을 대상으로 ‘조직 내 군대 문화’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인남녀 10명 중 7명 이상은 여전히 조직 내에 군대 문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많다(20%)’와 ‘조금 있다(51%)’ 총 71%의 응답자가 조직 내 군대 문화가 있다고 답했다. ‘전혀 없다’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29%에 불과했다. 군대 문화를 느끼는 상황에 대해서는 ‘의견조차 내지 못하는 억압적 분위기(15%)’가 1위를 차지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기업이 연수 과정부터 지나치게 신입사원을 몰아붙이는 것은 기업 전체 이미지에도 안 좋은 영향을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익명게시판 ‘블라인드’ 앱에는 이같은 상황을 성토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 A씨는 “사가 외워서 목소리 크게 시키는 건 양반이구나”하며 푸념을 하는가 하면 또 다른 직장인 B씨는 “새벽4시부터 산 등산했다”고 토로했다. 한 직장인 C씨는 “(높은 사람들이)수영을 좋아하셨으면 우리 모두 독도까지 수영해서 갔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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