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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유통이슈人 ③]스타필드·주 35시간 근무제…정용진, '깜짝 놀랄만한' 신세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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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생활·계획·의지 등 SNS에 공개…대중과 소통
스타필드 하남 등 순항…온라인·해외 신사업도 자신
대기업 최초 단축 근무, 최저임금 정면돌파 파격실험
[2017 유통이슈人 ③]스타필드·주 35시간 근무제…정용진, '깜짝 놀랄만한' 신세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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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세상에 없던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겠습니다." "깜짝 놀랄 만한 발표가 있을 겁니다."
어지간한 자신감이 아니고서는 하기 어려운 말들을 차분한 표정으로 내뱉는다. 현장에서 맞닥뜨린 민감한 질문도 피하지 않는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경쟁사를 직접 꼬집어 규제 불평등을 언급하고, 자신의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에 일상을 공개해 대중과 소통한다. 유명 맛집에 그의 사인과 함께 주인장과 어깨동무를 한 기념사진이 걸려 있기도 하다. 국내 재계에서 이 정도의 설명으로 떠올릴 수 있는 단 한 사람이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국내 재벌가 2, 3세들이 되도록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행보를 선호하는 것과는 달리 정 부회장은 본인의 사생활, 계획, 의지를 가감없이 펼쳐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민감할 수 있는 문제나 경영 전략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툭 던지며 이슈메이커를 자처했다. 재계의 어떤 인물보다도 올해 빠른 호흡으로 경영 활동을 한 듯한 인상을 주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신사업과 관련해 '세상에 없던' '깜짝 놀랄 만한'이라는 수식어를 스스로 붙였던 만큼 정 부회장은 올해 이를 증명하는 데 공을 들여야 했다. 결과적으로 그가 가장 자신했던 '콘텐츠' 분야에서 올해 신세계그룹은 약진을 거듭했다. 대표적인 성과가 스타필드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은 올해 1~3분기 803억원의 매출(임대료 등), 22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오픈 1년 만에 본 궤도에 올랐고 지난 8월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 역시 순항 중이다. 5월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선보인 초대형 서가 '별마당 도서관'은 인근 명소가 돼 상권을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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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 '이마트24' 역시 시장에서 한 계단 올라서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편의점은 정 부회장이 꼽은 그룹의 3대 신사업(편의점ㆍTV 홈쇼핑ㆍ면세점) 중 하나다. 지난 5월에는 그룹 채용박람회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편의점과 관련해 깜짝 놀랄 만한 발표를 하겠다'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한 달여 뒤인 7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청사진은 '실패 없는 편의점'. 사명을 이마트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변경하고, 경영주와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학자금 지원 등 복지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내놨다. 이후 3개월 만인 10월 초 이마트24는 2420여개의 매장 수로 기존 4위였던 일본계 편의점 미니스톱을 제쳤다.

그러나 화려한 예고편은 본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탁월한 집객 효과를 누리느냐, 혹평으로 마무리되느냐는 성과에 따라 갈리기 마련. 그것이 정 부회장이 짊어진 과제다. 정 부회장이 편의점과 함께 시장을 놀라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사업 분야는 '온라인'과 '해외'. 지난 8월 스타필드 고양 그랜드 오픈식에 참석해 각각 올해 말, 내년 상반기로 발표 시기까지 지목하며 새로운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단언했다.

온라인 사업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진 소문만 무성하다. 한때 SK플래닛 11번가를 온라인 기반이 취약한 신세계가 인수할 것이라는 설이 떠돌았지만,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검토해본 것은 사실"이라며 "그것뿐만 아니라 여러 대안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스타필드 고양 오픈식 자리에서다. 성사ㆍ결렬되기 전까지는 특성상 공식적으로 함구하기 마련인 인수합병(M&A) 이슈를 이례적으로, 거침없이 확인해줬다.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복합쇼핑몰 규제 대상에 이케아도 포함돼야 한다고 '콕 집어' 발언해 화제를 낳았다.

최근에는 대기업 최초로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을 발표, 유통업계가 직면한 최대 난제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곳곳에서 구조조정과 임금동결 움직임이 일고 있는 와중에 역설적으로 직원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정 부회장의 표면적인 기치다. 이 제도가 실제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안착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직장인들은 일단 환호하는 분위기다.

이제껏 '정용진'이라는 이름 앞에는 '범(凡)삼성가'라는 사족이 붙어왔다.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외손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아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조카…. 그러나 최근 수년 간 보여온 그의 행보에는 오롯한 경영인으로서의 족적이 남아 있다. 자꾸만 시장을 놀라게 하고야 말겠다는 정 부회장의 장담은 이제 허언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정용진으로서의 정용진'이 머지않아 보인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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