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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 詩]한 사람이 먼저 울었고 슬픔에서 빠져나오자 한 사람이 울기 시작했다/김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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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의 종주국은 어디일까?

 개씨발 같은 과거로부터 많이 흘러왔어 그렇지?
 나의 눈물로 너의 눈물을 치리라 씨발 같지?

 이걸 아무도 눈물의 역사라고 책에다 기록하지 않는다

 눈물의 성분은 무엇일까? 거의 다 같다고 한다
 
■시는 아름다워야 한다. 아니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시는 달빛 어린 한지 같은 은은한 감정의 결을 적어야 한다. 글쎄다. 어떤 시인은 그런 시를 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지만 모든 시인이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시에 쓰이는 시어는 곱고 투명해야 한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시에 써도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따로 있다는 생각은 단지 신념의 차원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자면 미학을 정치화하는 행위다. 이 시는 우리가 흔히 접해 왔던 서정시와는 무척 다르지만 서정시임에 분명하다. 다만 그 정서가 '분노'일 뿐이고 그것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특이할 따름이다. 어떤 과거는 정말 "개씨발"이라고 밖에는 말하지 못할 만큼 치욕스럽고 참담하다. 그것을 달래거나 승화시키라고 주문하는 일은 어쩌면, 아니 실은 더 큰 폭력이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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