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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례의 정치학]②'국기에 대한 경례'는 대체 언제부터 하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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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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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에 대한 경례'에서 오른손을 올릴지 말지와 같이 대단히 사소한 문제를 놓고 중국과 홍콩이 다투는 이유는 그만큼 이 국민의례가 지니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의례는 국가주의적 성향이 강하게 남아있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여전히 국민들에게 큰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민의례가 어디서 처음 비롯됐는지는 명확치 않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군가 모두 사실 군대 조직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었다. 중국의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이나 프랑스의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처럼 대부분 나라의 국가는 군대 행진곡이었으며 국기는 군대를 상징하는 군기에서 비롯됐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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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의미로 민간에서 활동하는 국민들을 위한 국민의례는 미국의 국기에 대한 경례인 '충성의 맹세'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은 1776년, 영국과의 8년간 전쟁을 거치며 독립한 이후에도 1812년 다시 영국과 전쟁을 벌였고 이후에도 잦은 전쟁 속에 온전한 독립을 쟁취한 국가다. 초창기엔 군대가 아예 없었고 영국령 아메리카 식민지 주민들이 직접 참전, 시민군을 조직해 독립한 전쟁국가다보니 군인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고양시키는 것도 중요한 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미국에서는 1892년, 콜럼버스의 미 대륙 발견 400주년을 기념한다며 충성의 맹세가 만들어진 이후 총 3차례에 걸쳐 수정됐으며 1942년 의회의 공식적 인정을 받고 1954년에 마지막으로 개정돼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해당 내용은 아래와 같다.

"I pledge allegiance to the flag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o the republic for which it stands: one nation, under God, indivisible, with liberty and justice for all."(나는 미합중국의 국기에 대해, 그리고 이것이 표상하는, 모든 사람에게 자유와 정의가 함께하고 신(神) 아래 갈라질 수 없는 하나의 국가인 공화국에 대해 충성을 맹세합니다)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모습(사진=위키피디아)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모습(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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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리나라에는 1941년, 일제강점기에 처음으로 국민의례라는 것이 도입됐다. 일제 치하에서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된 이 의례는 궁성요배, 기미가요제창, 그리고 신사참배 등으로 이뤄졌으며 일본 국기와 일왕에 대한 충성 서약 등을 함께했다. 이 서약은 '황국신민서사(皇國臣民誓詞)'라 불렸으며 일본은 물론 당시 식민치하 조선의 모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강제로 암기시켰다.

우리나라의 국기에 대한 맹세는 이보다 한참 늦게 만들어졌는데, 1968년, 당시 충청남도 교육청 장학계장이던 유종선씨가 처음 만들어 충남지역 학교에 배포하며 장려했다. 원래 문구는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위하여 정의와 진실로서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였다.

이후 1972년, 문교부가 전국 각 학교에 이를 시행토록 지시하면서 보다 국가주의가 강하게 들어간 문구로 변했다.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로 변했다. 이는 1984년 2월, 대통령령으로 규정까지 만들어졌다.

그러나 2007년, 지나치게 국가주의적인 구절이란 논란이 일어나면서 또다시 변경됐다. 이후 현재는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로 변경된 상태다. 현재도 국기에 대한 경례와 맹세에 대해 국가주의적 색채가 짙다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여호와의 증인과 같은 일부 종교단체에서는 우상숭배라며 반대하기도 한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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