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요리수다] 여름을 견디는 힘이 되어 주는 감자요리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감자요리

감자요리

AD
원본보기 아이콘

작은 텃밭에 봄이 되면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어 초여름쯤이면 잎이 자라고 열매를 맺어 하나둘씩 수확을 시작한다. 우리 집 밥상에 올릴 만큼만 나는 것도 있고, 주변 지인들과 나누어 먹을 만큼 많이 나는 것도 있으니 아침저녁으로 살펴보고 그때를 기다린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텃밭에서 얻는 큰 기쁨 중에 하나는 감자캐기다. 옛날부터 구황작물로 알려져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채소로 여기지만 올해는 봄가뭄이 유난히 심해 마치 영화 ‘마션’에서 물도 공기도 없는 척박한 우주에서 홀로 남겨진 주인공이 구조를 기다리면서 가져간 식량인 감자로 싹을 틔우고 키우는 장면과 같았다.
봄에 일찍 파종해 여름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캐는 감자는 밥상의 주인공이 된다. 5월 말에 감자꽃이 피고 본격 여름으로 접어드는 하지가 가까워지면서 땅속의 감자가 자라 밭 흙을 밀어내어 땅이 갈라지면 약간씩 말라가는 줄기 밑으로 감자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여름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하지 즈음하여 감자를 수확하게 되고 그때 감자를 ‘하지감자’로 부른다.

하지 감자는 껍질이 얇고 맛도 좋으며, 차가운 성질이 있어 여름을 견디는 힘이 되어 주기도 한다. 감자는 탄수화물이 풍부하지만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섬유질, 철분, 마그네슘뿐 아니라 우리에게 꼭 필요한 다양한 비타민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칼륨 성분 때문에 알칼리성 식품으로 우리 몸의 균형을 맞추어 준다. 육식이 주식이 되는 유럽이나 북미의 식탁에서 다양한 감자요리, 감자 가공법이 발달한 데는 이런 이유가 때문이고 옛날에는 감자가 악마가 먹는 음식이라고 누명은 쓰기도 했지만 지금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한 끼 식사를 해결해주는 든든하고 고마운 작물이 된 것도 감자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션’의 주인공이 우주에서 긴 시간을 견뎌내게 해 준 것도 아주 어긋난 설정은 아닐 수 있다.
포슬포슬은 감자는 소금을 넣어 그대로 삶은 찐 감자는 지금 먹어야 하는 필수 간식, 쓱쓱 갈아서 부친 감자전, 감자를 듬성듬성 썰어 넣고 끓인 칼국수, 꽈리고추랑 조린 감자조림, 무보다 맛있는 감자 넣은 생선조림류는 여름 밥상을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찹쌀풀 대신 감자를 푹 끓여 담은 열무물김치는 여름 별미 김치가 된다. 당분간 오늘 저녁은 반찬은 고민하지 않고 감자요리로 선택해 본다.

이미경(요리연구가, 네츄르먼트, http://blog.naver.com/poutian)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