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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에도 매출절벽 없었던 이유는…'음성적 유통' 묵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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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의 면세점 구매수량 제한 완화
면세점, 화장품 업체 모두 급격한 실적 절벽 피해

서울의 한 시내면세점 루이뷔통 매장. 직원들이 몰린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서울의 한 시내면세점 루이뷔통 매장. 직원들이 몰린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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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한반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방한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면세 및 화장품 업계의 실적이 우려만큼 고꾸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외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일부 업체들이 실적 악화를 우려해 구매수량 제한을 완화, 도매상들의 '쓸어담기'와 음성적 유통을 사실상 묵인한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4월 면세점 시장의 외국인 매출액은 5억9015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에 그쳤다. 객수가 99만8000명으로 45.5%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치다.
입국 외국인 수는 절반 가량으로 줄었는데 매출은 그만큼 줄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객단가를 보면 유추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객단가는 591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70.8% 늘었다. 1인당 구매액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얘기다. 일반적인 관광객이 아닌 전문 도매상들의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인 개별여행객이 증가하면서 명품 위주의 구매가 증가했거나, 화장품 브랜드 업체들이 인당 구매수량제한을 완화하면서 도매상들의 음성적 구매행태가 증가한 것을 원인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면서 "두번째(도매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다.

한 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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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인당 구매수량 제한이 없던 과거에는 면세 화장품의 매출성장이 전체 면세점 매출성장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관세청이 면세점 인당 구매수량을 제한하기 시작한 지난해 3분기 이후 중국인 입국자수 증가율(85.1%)과 화장품 브랜드 업체들의 면세 매출성장률(아모레퍼시픽 76.5%, LG생활건강 79.0%)의 격차가 좁혀졌다.

4분기 부터는 전체 면세점 성장률(26.7%)이 화장품 브랜드 업체들의 면세매출성장률(아모레퍼시픽 7%, LG생활건강 23%)을 상화했다.
이후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방한금지령이 내려지면서 객수, 매출이 급감하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각각 지난 4월말과 3월 말 면세점 구매수량제한을 완화했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설화수와 라네즈는 지난 달 20일부터 전 온라인 면세점에서 한 사람당 같은 제품을 3개 이상 살 수 없도록 제한하던 것을 5개로 늘렸다. LG생활건강은 3월 말부터 제품에 따라 3~5개로 제한한 구매 수량을 10개로 완화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전문적인 도매상들의 구매로 특정 수입 브랜드 등에 대해서는 사재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매출 개선을 위해 화장품, 면세점 등 관계업체들이 중국 도매상들의 사재기, 대리구매, 불법 반입출 등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관세청은 보따리상을 통한 면세점 불법 반입, 반출과 사재기를 막기 위해 각 면세점에 인당 가방과 시계를 합산해 10개 이내, 화장품과 향수는 50개 이내로 구매 수량을 제한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면세업계와 화장품 시장이 관광객 급감이라는 암초를 만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인 것은 맞다"면서 "그러나 결국 도매상들의 불법적 활동을 묵인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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