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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세월호, 부두 60m 진입…긴장 속 흐느낌·진상규명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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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자 가족 등 유족·시민들 모여 지켜 봐....침묵 속 '진상 규명', '미수습자 수습' 목소리

[현장]세월호, 부두 60m 진입…긴장 속 흐느낌·진상규명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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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남(목포)=김민영 기자]"몸이 아프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3년 만에 육지로 인양되기 시작한 9일 오후. 목포항에서 만난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의 말이다.

오랜 기다림에 지친 듯 핼쑥한 얼굴의 박씨는 기자가 건강은 괜찮냐고 묻자 이같이 짧게 답을 하곤 입을 닫았다. 긴 세월 동안 차가운 물 속에 갇혀 있던 어린 자식이 간절한 기다림 끝에 육지에 올라오는 날이다. 마치 초긴장 끝에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몸살을 앓듯, 어머니는 참고 참으며 억눌렀던 몸과 마음의 상처가 결국 도지고 말았다.
이날 세월호 육상 이동이 진행된 목포신항 부두는 조용한 침묵 속에 흐느낌, 간절함, 안타까움, 진상 규명에 대한 뜨거운 호소로 가득했다.

세월호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1개당 40t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이동장치(모듈 트랜스포터) 600개에 실려 60m미터 가량 부두로 진입한 상태다. 지난달 31일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 의해 목포신항으로 인양돼 온지 9일 만이다. 이르면 이날 오후 10시쯤 세월호가 기나긴 항해를 끝내고 마침내 육상으로 완전히 올라온다.

세월호를 보기 위해 찾아 온 시민들은 침묵 속에 흐느껴 울었다. 목포신항에 온 한 남성은 함께 온 8살짜리 딸에게 슬픔을 억누르며 조용한 목소리로 "너가 5살 때 배에 물이 차서 언니 오빠들이 배 안에서 죽었어.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어"라고 설명했다.
종친회를 마치고 세월호 인양 현장을 보기 위해 목포신항을 찾았다는 노인들도 슬픔과 안타까움, 간절함에는 이견이 없었다. 었다. 그들 중 70살 이순범씨는 "9명 모두 얼른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야지. 세월호의 아픔을 나누고자 종친들을 이끌고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노란리본에 '얼른 나오시오'라고 적었다며 다른 종친들에게도 들고 있던 노란리본을 나눠주며 메시지를 적으라고 권유했다.목포신항을 둘러싼 약 400m 철조망엔 수만개의 노란리본과 현수막이 무사 인양과 미수습자의 수습,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말없이 나부꼈다.
[현장]세월호, 부두 60m 진입…긴장 속 흐느낌·진상규명 목소리 원본보기 아이콘

특히 이날 목포신항을 찾은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번째로 이곳을 찾았다는 최재석(55)씨는 "세월호참사 3주기 전에 세월호가 육지로 올라오게 돼 다행"이라며 "앞으로 미수습자 9명을 수습하고 사고 원인 등 진상규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했다. 광주광역시에서 두 딸, 사위, 손녀와 함께 목포신항에 온 박영만(73)씨도 "세월호는 국가적인 슬픔"이라며 "진상규명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4.16가족협의회에서 설치한 천막에선 자원봉사자들이 손수만든 노란리본과 노란리본 스티커를 나눠주고 있다. 길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과 이후 정부 대응의 허점을 지적하는 내용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정치인들의 발길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1시30분쯤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권은희 의원, 이용주 의원 등 같은 당 의원들과 목포신항을 찾아 세월호 육상 거치 작업 현장을 지켜본 뒤 목포신항에 머물고 있는 미수습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오후 2시쯤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목포신항을 찾은 시민들과 함께 간담회를 열었다. 박 의원은 간담회에서 "정부가 세월호를 인양하기 위해 열과성을 다해 몰입해 왔는지 의문"이라며 "세월호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시작한 건 지난달 18일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전남(목포)=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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