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내 탈북 고위인사 등에 대한 경호가 강화된 가운데 북한이 남파간첩용 난수방송을 통해 암살 지령을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정보당국자는 "북한이 지난해 6월부터 남파간첩들에게 내린 지령을 난수방송을 통해 전달하고 있으며 (정보당국이) 일부 난수방송의 암살 명령으로 보이는 지령을 해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24일 이후부터 이번까지 총 25차례 난수방송을 내보냈다. 북한은 과거 평양방송을 통해 자정께 김일성, 김정일 찬양가를 내보낸 뒤 난수를 읽는 남파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리곤 했다. 2000년 6ㆍ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난수방송을 중단했다가 16년 만인 지난해 이를 재개했다.
정보당국은 노동당 통일전선부와 내각 산하 225국에서 난수방송을 내보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25국은 자체 교육을 통해 '지도핵심간첩'과 '새세대 혁명공작원'을 집중양성하고 있으며, 북한 내부의 활동이 주임무이던 국가안전보위부ㆍ보위사령부도 정보원을 간첩으로 양성하는 곳이다.
북한은 해킹을 우려해 다시 아날로그식 난수방송을 활용한다는 해석이다. 불특정 대상에게 보내는 난수방송은 난수표나 해독에 사용되는 책자를 알아내기가 매우 힘들다.
한편 경찰은 이미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등 테러위협 수준 '가'급의 탈북 고위인사 10여명에 대해 무장 경찰을 동원한 24시간 밀착 경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당국이 지난해부터 밀착 경호에 들어간 주요 탈북인사는 태 전 공사를 비롯해 강명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명예회장, 최주활 탈북자동지회장,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유인덕 숭의동지회장, 최정훈 북한인민해방전선 사령관,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등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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