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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인상]'내년 3번 인상'에 신흥국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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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BOJ 추가완화 부담 덜어
저금리 수혜자 신흥국 벼랑끝 몰려
경기부양·자본유출·통화완화 대응 복잡
트럼프 불확실성·내년 인상 시기와 속도 운명


▲재닛 옐런 Fed 의장(AP연합뉴스)

▲재닛 옐런 Fed 의장(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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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3번의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경기부양과 자본유출, 통화하락 대응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미국의 긴축 선회에 따라 그동안 꾸준히 돈을 풀어온 유럽과 일본의 정책 방향에는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모두 갑작스런 테이퍼링(긴축)을 선택하진 않겠지만 향후 추가 통화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강달러로 유로와 엔 약세가 가시화되면서 경기부양의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주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종료 기간을 연장하면서 월간 국채 매입 규모를 줄였다. ECB가 부인하긴 했지만 이 같은 조치가 테이퍼링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 여파로 인한 파운드 약세로 물가가 2년 사이 최고치로 올라선 영국 완화보다는 긴축 쪽에 무게가 실린다.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과도한 미일간 금리격차가 부담스러운 일본은행(BOJ)은 사실상 양적완화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OJ가 올해 매입한 국채 규모가 연간 목표 80조엔에 크게 못 미친다면서 BOJ 역시 테이퍼링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적정수준을 넘어선 과도한 엔저는 해외에서 유입된 투자금 유출과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침체를 불러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달러당 117엔 수준이었던 내년 엔화 전망치를 속속 수정하고 있다. BNP파리바는 내년 말 엔화가 125달러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고 모건스탠리는 2018년 중반께 130엔 선도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다.
더 큰 문제는 신흥국이다. 신흥국은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이 풀어댄 자금의 최대 유입처였다. 저렴한 금리에 눈덩이처럼 빚이 불어난 데다 달러 강세에 따른 자국 통화 약세와 자본유출까지 신흥국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Fed의 금리인상 결정 이후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신흥국 통화는 일제히 급락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금리인상 발표 이후 주요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지수는 2003년 1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반면 남아공 랜드화와 터키 리라화 모두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고 멕시코 페소와 러시아 루블, 브라질 헤알도 1% 넘게 떨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미 예고됐던 것인 만큼 신흥국 외환시장은 내년 두차례가 아닌 세차례의 추가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화 의존도가 높은 취약 신흥국들은 통화급락과 자본유출에 대응하기 위해 당장 긴축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 저성장을 감내하고라도 단기적 금융시장 안정에 방점을 찍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국 대선 이후 통화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멕시코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큰 폭인 0.5%포인트 올렸다. 터키 역시 3년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들 통화는 금리를 올린 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통화정책회의를 여는 멕시코는 0.25%~0.5%포인트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된다.

내년 3번의 금리인상 전망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실제 몇차례의 금리인상이 언제, 어느 정도의 속도로 단행되느냐가 신흥국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열리는 내년 1월 31일 FOMC 회의보다는 3월 14~15일로 예정된 회의에서 의미있는 결정이나 발언들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애버딘 자산운용의 루크 바톨로메우 펀드매니저는 "트럼프가 내놓을 정책들은 Fed의 앞길에 큰 불확실성이 되고 있다"면서 "예상대로 대규모 재정확장이 이뤄질 경우 Fed는 더 적극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겠지만 현재로서는 확정적인 대답을 내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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