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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덕의 디스코피아 32] Ringo Starr and his all-starr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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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고 스타의 올스타 밴드를 기다리며

링고 스타 내한공연 포스터

링고 스타 내한공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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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500일의 썸머〉중 연인들은 레코드 가게에 들른다. 톰이 가장 좋아하는 비틀즈 멤버가 누구냐고 묻자 썸머는 링고 스타의 〈스톱 앤 스멜 더 로지즈(Stop and smell the roses)〉 LP를 손에 든다. “진짜냐”는 질문에 썸머가 대답한다. “아무도 링고를 좋아하지 않아. 그래서 나는 그를 좋아해.” 모두가 링고를 사랑한다. 하지만 링고를 최고로 좋아하는 비틀즈 팬은 비교적 적다. 나도 그 중 하나다.

작년 5월에 있었던 폴의 내한 때와 달리, 링고 스타를 기다리는 마음은 차분하다. ‘헤이 주드(Hey Jude)’에 비해 ‘위드 어 리틀 헬프 프롬 마이 프렌즈(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 )’의 중량감이 떨어지기는 한다. 그래도 라이브로 볼 생각에 설레긴 매한가지다. 광화문 거리에 걸린 공연 포스터를 보고 차분함의 정체를 짐작한다. 폴의 공연이 온전히 그의 공연이라면, 이번 공연은 링고 만의 공연이 아니라서 아닐까.
‘비틀즈의 음악을 즐길 소중한 기회’라는 일부 기사들의 소개는 반만 맞다. 지난 11일 공개된 내한공연의 셋리스트를 보면 이는 더욱 확실하다. 총 스물네 곡 중, 비틀즈의 노래와 링고의 솔로곡은 합쳐도 열 곡이 되지 않는다. 공연에서 연주 될 대부분의 곡들은 비틀즈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생소할 수 있다. 이번 내한은 링고와 그의 올스타 밴드의 공연이다.

링고 스타와 그의 올스타 밴드는 1989년 처음 결성되었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은 링고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길 원했다. 아울러 팬들이 원하는 비틀즈의 멤버로서의 자신을 보여줄 필요도 느꼈다. 링고는 친구들과 후배뮤지션들을 모아 비틀즈 시절의 향수 자극하는 밴드를 결성했다. 올스타밴드에 참가한 뮤지션들 역시 자신의 곡을 불렀다. “무대에 있는 모든 스타가 자신의 권리를 갖는다”가 링고 스타와 올스타밴드의 모토다.

링고를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 밴드인 ‘올스타 밴드’에는 쟁쟁한 뮤지션들이 지나갔다. 빌리 프레스턴(Billy Preston)과 더 밴드(The Band)의 릭 단코(Rick Danko)가 1기의 멤버였고 4기부터 6기까지 잭 브루스(Jack Bruce)가 참여했다. 존경해마지 않는 비틀즈의 드러머에게 연락받은 후배들도 기꺼이 달려왔다. 더 후(The Who) 출신이자 바크만 터너 오버드라이브(Bachman Turner Overdrive)의 랜디 바크먼(Randy Bachman)은 올스타 밴드를 가장 즐거웠던 시절이라 말한다.
우리가 만날 이들은 열두 번째 올스타 밴드다. 멤버들의 면면을 보니 차분함이 다시 흥분으로 바뀐다. 기타 히어로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 산타나, 저니(Journey)의 출신 그렉 롤리(Gregg Rolie), 토드 룬드그렌(Todd Rundgren) 모두 묵직한 이름이다. 이들은 ‘러브 이즈 디 앤서(Love Is the Answer)’, ‘아이 쏘 더 라이트(I Saw the Light)’ 등 자신의 히트곡을 링고의 드럼에 맞춰 연주하게 된다. 산타나(Santana)를 커버한 ‘블랙 매직 우먼(Black magic Woman)’에서는 루카서가 현란한 솔로를 준비한다.

그래도 주인공은 역시 링고다. 칠순이 넘은 드러머는 놀라운 동안에 화려한 의상을 입고 나올 것이 틀림없다. 별모양 탬버린을 흔들며 노란 잠수함(Yellow Submarine)의 출항을 알릴 것이다. 탑승객들은 비틀즈를 처음만난 시절의 자신과 만나리라. 내한 때는 문어의 정원(Octopus’s Garden)을 그냥 지나친다는 소식이 아쉽다. ‘아이 워너 비 유어 맨(I wanna be your man)’을 부를 땐 〈하드 데이즈 나이트(Hard Day’s Night)〉의 더벅머리 청년들처럼 춤을 추게 될 것이다. 버킷 리스트를 또 하나 지울 시간이다.

■ '서덕의 디스코피아'는 … 음반(Disc)을 통해 음악을 즐기는 독자를 위해 '잘 알려진 아티스트의 덜 알려진 명반'이나 '잘 알려진 명반의 덜 알려진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코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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