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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가짜석유' 주의보

최종수정 2016.10.14 11:14 기사입력 2016.10.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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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름값 내리겠다며 주유소-석유판매소 간 거래 허용
정유업계 "인하 효과는 제한적, 오히려 가짜 기름 우려만 커질 것"
주유소들이 시골 석유판매소 악용해 가짜 석유 생산, 유통시켜

시골에 방치된 영세 석유판매소 (기사 내용과 무관함)

시골에 방치된 영세 석유판매소 (기사 내용과 무관함)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시골 산간 지역에 있는 석유판매소가 일반 주유소로부터 휘발유, 경유, 등유 등을 떼다 팔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가짜기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유업계는 그동안 주유소들이 영세한 석유판매소를 이용해 몰래 가짜기름을 만들어 팔다 적발된 사례를 들며 "법 개정은 가짜석유를 부추기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석유판매소는 간판만 하나 걸어놓고 20ℓ 말통에 기름을 파는 곳으로, 전국에 2500개 정도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농어촌 지역의 기름값을 내린다는 취지로 '주유소-판매소'간 거래를 허용하는 안을 마련했다. 이렇게 되면 단위농협조합에서 운영하는 석유 판매소가 농협 주유소로부터 싼 가격에 기름을 떼어올 수 있고 지역민들은 판매소에서 기름을 싸게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유사와 석유유통협회, 석유일반판매소협회는 반대하고 있다. 농협 석유판매소와 주유소 간 거래는 극히 일부일 뿐더러 오히려 가짜석유 유통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는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석유판매소들은 품질 관리가 확실한 정유사나 대리점들로부터만 기름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 주유소들과 거래를 하면 다른 정유사 제품 간 혼유나, 상표제품과 무상표 제품 간 혼유를 해도 알 수 없고 단속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일부 주유소업자들이 방치된 석유판매소를 싼값에 임대해 주유소의 저장시설과 이동탱크차량을 활용해 가짜 석유를 제조, 유통했다. 이들은 적발되면 주유소 대신 판매소를 사법처리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판매소는 가짜석유 판매 행위가 적발돼도 처벌수유가 주유소에 비해 약한 탓이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도 다른 판매소를 또 임대해 불법행위를 저지르면 그만이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불법 석유판매비율이 주유소보다 일반판매소가 높다. 현재 오피넷에 등록된 불법행위업체는 주유소 101개, 일반판매소 82개다. 전국의 주유소가 1만2000여개 일반판매소가 2500개인 것을 감안하면, 일반판매소의 불법행위(3.28%)가 주유소(0.8%)보다 많은 셈이다. 석유유통업 관계자는 "판매소는 현재도 음성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주유소와 거래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면 이런 불법행위가 더 판을 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판매소도 거래상황기록 주간보고를 의무화하겠다는 안을 내놨지만 업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부분의 판매소가 영세해 전산시스템이나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아직 입법예고 단계이고, 정유업계 우려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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