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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고꾸라지는데…'고배당 잔치'에 취한 외국계 주류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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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노리카·디아지오코리아 등
매출 급감에도 배당금 늘려 논란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외국계 주류회사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을 해외로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금이라는 명목으로 송금규모를 늘려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회계연도(2015년 7월1일~2016년 6월30일)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중간배당액은 6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억원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을 뜻하는 배당성향도 30.8%에서 318.0%로 크게 늘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매출은 105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4.5% 급감한 44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49억원)보다 배당을 늘린 것.

페르노리카코리아의 관계사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경우 배당금 규모는 지난해 252억원에서 91억5000만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배당성향은 89.1%에서 90.7%로 오히려 높아졌다. 배당금이 줄었는데도 배당성향이 늘어난 것은 실적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전년 동기대비 14.8% 감소한 1192억원의 매출과 60.1% 줄어든 1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배당금 규모는 지난해 252억원에서 91억5000만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배당성향은 89.1%에서 90.7%로 오히려 높아졌다.

이 회사의 과도한 배당은 올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페르노리카코리아 두 법인은 2010년 매출 3500억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세였지만 매년 약 200억원의 배당을 실시해왔다.

'윈저', '조니워커' 등을 판매하는 위스키 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 역시 최근 8년 기준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배당액은 되레 늘었다.

디아지오코리아의 2015년 회계연도(2015년7월~2016년6월) 매출은 342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2%(305억원)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80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2%(167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배당금은 디아지오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한 디아지오 아틀란틱 B.V.에 1354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최근 10년간 관세청과 세금분쟁으로 2011~2013년 배당을 하지 않다가, 2014년(1919억원)부터 배당을 재개하고 있다.

2014년 세계 최대 맥주 회사 AB인베브에 인수된 오비맥주 역시 지난해 고액을 배당했다.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첫 해, 전 모기업인 KKR이 거액 배당의 '먹튀' 논란이 있었던 점을 고려해 배당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2년치를 몰아 3700억원을 배당하며 146% 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 2537억원보다 1153억원이 많은 금액이며 영업익 3862억원 대비 162억원 모자란 액수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조4908억원으로 전년(1조5300억원)보다 매출이 감소했고 점유율도 57%로 2014년보다 3.4%포인트 하락했음에도 불구, 고배당 정책을 펼친 것이다.

하이네켄코리아 역시 지난해 750억원의 매출, 14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순이익과 같은 금액인 145억원을 배당했다. 롯데아사히주류도 937억원 매출, 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지난해 총 26억원을 배당했다.

재계 관계자는 "투자자와 회사 정책에 따른 정책이지만 기업의 미래를 위해 재투자 재원들은 남겨두지 않고 고배당 정책을 펼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특히 외국계 기업에서 이러한 형태는 도드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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