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현대차를 무서운 속도로 따라붙던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3위 자리를 꿰찼다. 2년전만 하더라도 부동의 2위였던 현대차는 3위 자리까지 내주며 4위로 떨어졌다. 15년전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가는 등 대표적인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었던 SK하이닉스는 어느새 SK그룹의 대표주에서 국내 증시의 최상위권 주식으로 변신했다. 반면 현대차는 고질적인 노사 분규 등에 발목 잡히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2001년 10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 공동관리에 들어갔다. 당시 주가와 시총은 1년 만에 1/7 토막이 났다.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갈 SK하이닉스 시총은 1조8000억원대에 불과했다. 이후 2003년 3월 21대1 감자를 하고 출자전환을 할 정도로 상황이 어려웠다.
반면 현대차는 2년전 삼성동의 옛 한전 부지를 다른 계열사들과 함께 10조원대에 사들인 이후 굳건하던 시총 2위 자리를 한전에 내준데 이어 최근에는 노사 분규에까지 발목을 잡히면서 SK하이닉스에도 추월 당하면서 시총 4위로 내려앉았다. 2014년 8월까지만 해도 20만원대 중반을 유지하던 현대차 주가는 한전 부지 인수 후 불과 한달 여만에 10만원대 중반으로 밀렸다. 이후 현대차는 다시는 20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했다.SK하이닉스와 현대차의 시총이 재역전 되기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가 파업으로 인한 가동률 감소,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실적 전망이 좋지 않은 반면 반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이 매출액 4조1000억원, 영업이익 7117억원으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메모리 업황 호조로 급격한 실적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한전과 2위 다툼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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