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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썰렁한 이대거리 '요우커 실종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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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뜸해지고 임대료는 오르고
50개 넘는 화장품 매장 매출 감소

8일 이대화대 정문에서 경의중앙선 신촌역으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화장품 매장으로 즐비해 있다.

8일 이대화대 정문에서 경의중앙선 신촌역으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화장품 매장으로 즐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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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지하철 2호선 이대입구역에서 이화여대 정문까지, 정문에서 경의중앙선 신촌역까지 약 500m 거리에는 40개가 넘는 화장품 매장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화장품 브랜드가 각별히 신경쓰는 상권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끊으면서 이대 상권이 시들해지고 있다.

8일 오후 이대 주요 상권은 비교적 한산했다. 40개가 넘는 화장품 매장이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어로 호객을 하는 직원들만 서 있을 뿐 매장을 들어가는 손님은 적었다. 비욘드와 더페이스샵 등 일부 매장은 문을 닫았다. 월요일 오후라는 특수성도 있었지만 일부 매장이 철수하면서 이대 상권이 예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대 상권에서 영업을 하는 화장품 브랜드 매장은 50개가 넘지만 최근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중심 상권에 있는 화장품 브랜드 매출은 전년보다 20~25% 이상 줄었다. 매출이 감소했지만 평균 임대료는 3월보다 8.8% 상승했다.

이곳에는 네이처컬렉션, 더 페이스샵, VDL,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네이처리퍼블릭, 미샤, 토니모리, 오늘, 잇츠스킨, 라비오뜨, 샤라샤라 등 국내 화장품브랜드 대다수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리브영, 왓슨스 등 드러그스토어 매장도 있다. 일부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이대상권에만 2~3개의 매장을 열 정도로 공을 들였다.

화장품 브랜드가 너도 나도 입점하면서 오르기 시작한 임대료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일부 공실이 발생해도 건물주가 배짱을 부린 탓이다. 결국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은 하나둘 상권을 떠났다. 이대 뒷골목에는 아직도 공실이 대부분이다.
이대 인근 공인 중개사 관계자는 "이대 상권은 인근의 신촌, 홍대 상권과 연계해 확장성이 크기 때문에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며 "중국 관광객이 여전히 홍대와 연희동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건물주가 상대적으로 급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대 상권은 기존 보세 의류 매장에서 화장품 매장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패션 매장과 유명 미용실, 맛집 등이 즐비, 서울 강북 지역을 대표하는 쇼핑 상권은 화장품 매장만 우후죽순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던 이대 상권은 중국 관광객이 늘면서 상가도 주요 공략층을 바꿨다.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도 뽑았다. '이화'가 중국어 발음 '리화(돈이 불어나다)'와 비슷하다 보니 이대는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이 한번쯤 들리고 싶은 곳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상가 매출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임대료 상승 속도가 빨랐고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떠나기 시작했다. 주요 상권에서 벗어난 이면 도로에는 공실이 하나둘 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이대 상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 대학교 외에 먹고 즐길거리가 제한적이다 보니 상권 체류시간이 짧아진 것이다. 실제로 이대 주변에는 프랜차이즈 커피숍 등만이 남아있을 뿐 '맛집'으로 분류된 음식점은 사라졌다. 화장품 매장과 주요 상권의 중심자리를 경쟁하던 제조유통일괄화(SPA)브랜드 에잇세컨즈, 미쏘 등도 문을 닫은 지 오래다.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예전에는 이대 근처 주차장에 40대 이상이 주차했는데 요즘은 20대 정도로 절반으로 줄었다"면서 "주변에 볼거리가 없어 짧은 관광코스로 이화여대 대신 홍대상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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