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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추억의 디카' 올림푸스, 재즈피아노 공연도 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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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가느다란 손가락이 건반 위를 움직일 때마다 부드럽게 울려 퍼지던 선율은 갈수록 격렬하게 바뀌었다. 다소곳 모아진 발도 박자에 맞춰 움직임이 빨라졌다. 리듬에 맡긴 머리와 들썩이는 어깨는 끝내 참지 못하고 전율했다.

지난 7일 저녁 서울 강남구 올림푸스홀에서 열린 미국인 피아니스트 제이콥 콜러가 ‘시네마틱 피아노’ 콘서트. ‘시네마 천국’과 ‘레미제라블’, ‘오즈의 마법사’ 등 영화에 나왔던 익숙한 멜로디가 25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어린이날을 맞은 가족단위 관객들과 연인, 나 홀로 관람객 등 150여명은 숨을 죽이고 연주를 지켜봤다. 꿈 많은 어린 여자아이는 엄마 품에 앉겨 손가락을 따라 움직였다.
콜러는 1980년 3월 미국 아리조나 피닉스에서 태어난 ‘피아노 신동’이다. 4살 때 클래식 피아노 공보를 시작했고, 중학교에선 야마하 피아노콩쿨에서 우승하며 일찍부터 음악적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피닉스 지역의 재즈 뮤지션과 함께 연주했고, 4년마다 개최되는 재즈계 올림픽인 ‘콜 포터 재즈 피아노 펠로쉽(2007)’ 경쟁에서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일본에선 ‘가장 주목받는 피아니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주국제영화제 공연을 위해 방한한 콜러는 이날 의료기기 업체 올림푸스한국이 마련한 무대에 섰다. 그는 이날 콘서트에서 자신이 학창시절 가장 많이 연주한 쇼팽의 '즉흥환상곡(Fantaisie Impromptu)과 '녹턴 오리지널' 등 클래식과 영화 시네마천국의 테마곡(Cinematic Piano Theme), '오버더레인보우', '리베르탱고' 등 귀에 익숙한 곡들을 온 몸으로 연주했다. 40대 관객 김모씨는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는 제이콥 콜러의 국내 공연이 궁금해서 오게됐다"면서 "잠재력 있는 뮤지션들을 초청한 공연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억의 디카(디지털카메라)’로 유명한 올림푸스는 매출의 80% 가량이 내시경 등 의료기기에서 발생한다. 위대장 등을 검사할 때 쓰는 내시경 카메라는 도쿄의 한 의사가 카메라 전문기업인 올림푸스에 제안하면서 처음 개발됐다. 올림푸스한국은 국내 내시경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할 만큼 의료기기 업체로 탈바꿈했다.
일본 기업인 올림푸스 한국은 2010년 강남 사옥을 마련하면서 지하 2층에서 ‘올림푸스홀’이라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을 만들었다. 다양한 분야의 뮤지션을 초청하는 기획공연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열리는 공연은 연간 40여편에 이른다. 사옥 인근의 소외계층을 초대하기도 한다. 문화와 예술의 대중화를 통해 계층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사회공헌이다. 이같은 문화 사회공헌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올림푸스 사회공헌팀 고화진 부장은 “올림푸스의 내시경이 육체적으로 아픈 환자를 위한 의료기기라면, 문화 공연은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이라며 “생명존중을 실천하는 올림푸스의 기업정신에 맞는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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