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저녁 서울 강남구 올림푸스홀에서 열린 미국인 피아니스트 제이콥 콜러가 ‘시네마틱 피아노’ 콘서트. ‘시네마 천국’과 ‘레미제라블’, ‘오즈의 마법사’ 등 영화에 나왔던 익숙한 멜로디가 25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어린이날을 맞은 가족단위 관객들과 연인, 나 홀로 관람객 등 150여명은 숨을 죽이고 연주를 지켜봤다. 꿈 많은 어린 여자아이는 엄마 품에 앉겨 손가락을 따라 움직였다.
전주국제영화제 공연을 위해 방한한 콜러는 이날 의료기기 업체 올림푸스한국이 마련한 무대에 섰다. 그는 이날 콘서트에서 자신이 학창시절 가장 많이 연주한 쇼팽의 '즉흥환상곡(Fantaisie Impromptu)과 '녹턴 오리지널' 등 클래식과 영화 시네마천국의 테마곡(Cinematic Piano Theme), '오버더레인보우', '리베르탱고' 등 귀에 익숙한 곡들을 온 몸으로 연주했다. 40대 관객 김모씨는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는 제이콥 콜러의 국내 공연이 궁금해서 오게됐다"면서 "잠재력 있는 뮤지션들을 초청한 공연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억의 디카(디지털카메라)’로 유명한 올림푸스는 매출의 80% 가량이 내시경 등 의료기기에서 발생한다. 위대장 등을 검사할 때 쓰는 내시경 카메라는 도쿄의 한 의사가 카메라 전문기업인 올림푸스에 제안하면서 처음 개발됐다. 올림푸스한국은 국내 내시경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할 만큼 의료기기 업체로 탈바꿈했다.
올림푸스 사회공헌팀 고화진 부장은 “올림푸스의 내시경이 육체적으로 아픈 환자를 위한 의료기기라면, 문화 공연은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이라며 “생명존중을 실천하는 올림푸스의 기업정신에 맞는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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