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당권 거취표명…이래도 저래도 부담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새누리당의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친박(친박근혜)의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 의원은 총선백서 발간과 의원총회가 끝나는 이번 주 중 당권 도전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정치적인 부담감을 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의 장고는 당내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당은 곧 4ㆍ13 총선의 패배의 원인과 극복방안이 담길 '총선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총선백서의 발간을 두고 친박과 비박은 지금껏 신경전을 이어 왔다. 쟁점은 총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김무성 전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최 의원 등 당 지도급 인사들의 책임 범위와 내용을 따지는 것이다. 총선백서의 내용에 따라 최 의원에 대한 총선 패배 책임론이 나올 수 있다.
이와 관련 3일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이주영 의원은 "백서는 나와야 한다"며 "총선 과정에서 계파 이익을 챙기면서 총선 패배 원인을 제공했던 분들이나, 앞으로 당의 통합을 이루는 데 문제를 제기하는 인사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당 운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같은 계파로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최 의원을 비롯한 원유철 전 원내대표 등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박에서는 지도체제 개편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단일화를 예고하고 있는 비박에 비해 친박 후보들은 "중도사퇴는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1인1표 선거에서 복수의 후보가 나와 표가 분산되면 친박 당대표를 선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행 지도체제가 유지되지 않으면 최 의원이 출마할 가능성도 낮아진다. 이와 관련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4일 "당 지도체제 개편안 관련 의원총회에 내용을 보고하고 의견을 들은 후, 추후 (비대위) 회의에서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친박에게 지도체제개편안과 관련한 논의의 길을 열어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기에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최 의원의 불출마는 곧 총선 패배의 책임이 친박에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박 후보가 당권을 잡게 된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후본기와 맞물려 곧바로 레임덕이 시작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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