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어떻게 하랴. 이제 할리우드도 중국 자본의 영향을 받는 시대가 된 것을. 중국 자본은 미국의 개별 영화 투자에서 제작사 및 배급사 인수까지 곳곳에 깊숙이 파고든다. 중국의 완다그룹은 지난 2012년 미국 2위 영화관 체인업체인 AMC를 26억달러에 인수했고, 올해 3월, 카마이크(미국 4위 영화관 체인업체)를 11억달러에 인수해 현재 세계 최대의 영화관 체인업체로 부상했다. 완다그룹은 또한 지난 1월 35억 달러를 들여 레전더리픽쳐스를 인수했다. 레전더리픽쳐스는 '고질라', '다크나이트', '쥬라기월드', '인터스텔라' 등을 제작한 경쟁력 있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사이다.
중국 자본의 해외 인수합병이 크게 늘어난 배경은 첫째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둔화로 중국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둘째, 해외진출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크게 완화되었다. 지난해 6월부터 해외직접투자 외환 등록은 은행 심사만 통과하면 가능해졌다. 셋째, 각국이 경쟁적으로 중국 자본을 유치한다. 침체된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고 자본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자본의 해외 M&A의 특징을 보면 첫째, 아직까지는 국유기업이 주도한다. 지난 1분기 중국 자본의 해외 M&A 상위 10개 사례 중 국유기업이 주도한 것이 7개다. 둘째, 선진국에 집중됐다. 앞에서 언급한 10개 사례 중 지역별로 케이맨제도 3건, 미국과 호주 각 2건, 독일과 스위스 각 1건이다.
중국 자본의 해외진출은 우리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우선 해외시장에서 중국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진다. 다음으로 국내시장이 잠식당한다. 이미 부동산·채권·주식 등 곳곳에 중국 자본이 침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자본의 대외 확장에 위협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회도 있다. 한국 기업의 풍부한 해외투자 경험, 인력 및 네트워크는 현재 중국기업이 크게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모색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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