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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에 빠진 조선해운]한때 '저주'였던 '반도체 빅딜' 지금은?

최종수정 2018.09.08 20:45 기사입력 2016.04.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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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경기 이천 본사 전경 (사진제공 : SK하이닉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조선ㆍ해운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기업간 빅딜을 고려한 산업 재편을 겨냥하면서 과거 '반도체 빅딜'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당시 반도체 빅딜은 정부 주도로 이뤄지며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았지만 결과적으로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유지하는 등 순기능이 작용했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401억6000만 달러(약 46조원)을 기록해 종합 반도체 시장 점유율 11.6%로 2위를 차지했다.

부동의 세계 1위 인텔은 지난해 매출 514억2000만달러(약 59조원)으로 점유율 14.8%를 기록해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 2012년 5.3%포인트(p)에서 지난해 3.2%포인트까지 좁혀졌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매출 165억달러(약 19조원)와 점유율 4.8%로 종합 반도체 순위 3위에 올랐다.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7위에 머물렀던 SK하이닉스는 2013년 5위, 2014년 4위에 이어 지난해 3위까지 올랐다.

◆1999년 '저주'로 불렸던 '반도체 빅딜'=1998년 12월 7일 고 김대중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정ㆍ재계 간담회를 열고 삼성, 현대, LG, 대우, SK 등 5대 그룹 총수를 모아 놓고 "주력 기업 중심의 경영 체제를 갖춰 달라"며 각 그룹사간의 빅딜을 제안했다.

주력 사업을 제외하고 비주력사업을 각 그룹사에 넘겨 경쟁력을 갖추자는 것이 당시 정부차원의 구조조정 빅딜이었다. 전자업계에선 반도체가 화두였다. 삼성은 자동차 사업을 포기하고 대우에 넘기는 대신 반도체 사업은 유지할 수 있었다.

문제는 현대와 LG였다. 정부는 시장상황을 고려해 현대와 LG의 반도체 사업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현대와 LG는 반도체 시장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LG는 1977년 반도체에서 2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998년 상반기에는 2500억원의 적자를 내며 회사가 더 어려워졌다. 현대 역시 1997년 1800억원의 적자를 낸 뒤 1998년 상반기에 3300원으로 적자가 늘었다.

결국 1994년 4월 정부는 LG의 반도체 사업을 현대에 넘기도록 결정했다. LG의 반도체 사업을 인수한 현대는 빅딜 1년만에 자금난에 빠졌다. 반도체 사업에 투자해야 할 금액을 빅딜에 사용하며 반도체 사업의 핵심인 적기 투자를 못한 탓이다.

반도체 경기가 다시 하락세로 이어지며 현대는 결국 10조원의 빚을 지고 2001년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이후 하이닉스로 사명을 바꾼 뒤 지난 2012년 SK에 인수되기까지 10년 동안 워크아웃과 매각 추진 등을 반복하며 고난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반도체 빅딜' 없었으면 한국, 일본과의 치킨 게임 못이겼을 것=이처럼 '반도체 빅딜'은 현대의 전자 사업을 망하게 만들고 LG의 경쟁력을 약화시킨 결과로 이어졌지만 지난 2013~2014년 진행됐던 한국과 일본 반도체 업계의 치킨 게임을 고려하면 평가가 달라진다.

1990년대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회사는 20여개에 달했다. 하지만 2년간의 치킨 게임을 거치며 치열한 원가 경쟁을 벌인 이후 현재 D램 제조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3개사만 남았다. 플래시메모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결국 '저주'로 여겨졌던 '반도체 빅딜'이 결과적으로는 한국 반도체 업계가 미국, 일본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버팀목이 돼 줬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반도체 빅딜은 저주로 불릴 만큼 나쁜 사례로 평가 됐지만 최근 수년간의 치킨 게임, 그리고 그 승자로 살아남은 한국 반도체 업계를 살펴보면 오히려 순기능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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