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매장 레시피·제조교육 도맡아…시그니처 메뉴로 자리잡은 '4색 소롱포' 매출 30% 쑥쑥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딤섬을 잘 만들려면 손이 부드러워야한다. 섬세함을 요하기 때문이다."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이었지만 손마디는 툭툭 불거져있었다. 천성적으로 타고난 섬세함을 딤섬요리를 통해 풀어냈던 지난 20여년간의 그의 조리 세월을 손가락 마디마디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21일 크리스탈제이드 소공점에서 만난 도용 크리스탈제이드 셰프는 "딤섬은 일의 숙련도가 더욱 필요로 하고 고되기 때문에 셰프들 사이에서 비인기 종목으로 불리지만, 내게는 천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에 딤섬문화를 알리라는 특명을 받은 도용 셰프는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쏟아냈다. 지난 4월 나온 '4색 소롱포'가 대표적이다. 4색 소롱포는 도용 셰프가 새롭게 개발한 메뉴로 오리지널, 부추, 게살, 마라 등 4가지 맛을 내며 만두피에 빨강, 노랑, 초록으로 색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만두피에 입힐 천연색소를 발굴하는 데에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이후 소롱포가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잡으며 지난해 크리스탈제이드는 매출이 전년대비 30%이상 신장했다. 현재 현대무역점, 압구정점, 파미에스테이션점 등에서 딤섬 매출이 20~30% 정도 될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면서 브랜드의 전체 매출 증가에 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부산 센텀시티몰점 역시 도용 셰프가 직접 매장 오픈에 참여, 현지 레시피를 전수했다. 매장 개점 전부터 고객들이 입소문을 듣고 와 영업 2주 만에 소롱포가 품절되기도 했다. 도용 셰프는 국내 머무른 지 올해 7년째지만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른다. 본인이 맡은 딤섬 요리에만 열중하다보니 한국인들과 따로 어울려 놀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로지 딤섬 하나만 보고 매달리는 고집스러운 외골수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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