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해마다 4월1일을 기준으로 자산 5조원 이상인 기업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카카오는 지난 1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자산이 5조1000억원으로 불어나서, 셀트리온은 보유한 주식값이 올라 자산이 5조9000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이번에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하림은 지난해 팬오션을 인수해 자산가치가 9조9000억원으로 커져 새로 포함됐다. 입지전의 성공신화를 쓴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김홍국 하림 회장도 '대기업 총수'란 타이틀을 얻게 됐으니 기분이 좋을 만하다.
카카오는 예비인가를 받은 인터넷은행 '카카오 뱅크'를 하반기에 출범시킬 예정이지만 은산분리 규제가 복병이다. 현행 은행법은 산업자본의 은행주식 보유한도를 4%로 제한하고 있다. 대기업그룹지정으로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셀트리온이나 하림의 처지도 비슷하다. 이들은 일감 몰아주기, 채무보증 등의 규제가 발등에 떨어졌다.
경제가 성장하면 기업 자산규모는 커지게 마련인데 공정위 기준은 2008년 이후 8년째 그대로다. 시대흐름과 기업환경에 맞게 자산기준을 크게 올리고 자산 외에 매출액 등으로 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업종의 특성에 따라 기준을 차별화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공정위는 규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경제 현실의 변화에 맞춰 적시에 제도를 고치는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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