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수출이 이제 바닥을 치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봐도 되는 것일까. 감소폭을 줄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상황 자체가 지금의 수출 부진을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지난해 1월부터의 연속 수출 감소 기록은 15개월로 늘어났다. 지난달 수출 감소폭이 줄어든 것도 작년 3월의 수출액이 전년 같은 달보다 4.2% 감소했던 것에 따른 '기저 효과'의 측면이 적지 않다. 경제 성장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수출의 회복 여부를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지금의 국면은 여러 경기지표들이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과 궤를 같이 한다.
반면 2월의 설비투자 지수는 전달보다 6.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달 연속 줄어든 데다 감소폭도 2014년 8월(―7.3%) 이후 18개월 만의 최대다. 3%대 성장에 필요한 5%대 설비투자 증가에 크게 못 미친다. 3월에 BSI가 반등했다고 하나 이는 2월의 BSI가 6년1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던 것의 영향이 커 보인다. 그나마 3월의 BSI 수치 68은 경기에 대한 비관과 낙관을 가르는 기준치인 100을 한참 하회하는 수준이다.
경제가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지표가 엇갈릴 때는 미세한 일시적 반등도 크게 보이는 착시에 쉽게 빠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획재정부가 "2월 산업 활동이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연초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소비와 투자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식의 분석을 하고 있는 것은 너무 안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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